티베트의 리즈시절, 토번의 장안 점령 기공비 > 웃음게시판

티베트 관련 글들이 포텐을 가서 함 올려봅니다.

토번은 티베트의 고대왕조로 7세기 중반 티베트고원 일대를 통일했습니다.

티베트고원을 통일한 토번은 더욱 세력을 확장해 7세기 후반부터는 당시 중국의 당나라와 지속적으로 전쟁을 벌이기도 했는데요.

특히 8세기 중반에는 안록산의 난으로 당나라가 토번 전선에 신경쓰지 못하게 되자 당나라의 수도인 장안을 공격해 함락시키기도 합니다.

이것이 763년, 첸포 치송데첸(Khri-sRong lDe-bTsan, 한문으로는 적송덕찬赤松德贊) 시기의 일입니다.

당시 장안을 함락한 인물은 은가람 탁드라루콩?(Ngan-lam sTag-sgra Klu-kong, 한문으로는 은란·달찰로공恩兰·达扎路恭, 구당서 등 한문사료에서는 마중영馬重英이라고 표현됨)이라는 인물이었는데요. 

[티베트어를 읽을줄 몰라서, 티베트어 능력자분이 계시면 정확한 인명에 대해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비록 장안 함락이 일시적인 일이긴 했지만, 토번이 당에 대한 힘의 우위를 확인했다는 점, 실질적으로 간쑤성(감숙성) 일대(당시에는 하서·농우 라고 불렸던 지역)를 토번이 장악하게 됐다는 점 등으로 인해 토번에게는 이 사건이 굉장히 뜻깊은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라싸 포탈라궁 앞에 탁드라루콩의 기공비를 세워놨는데요, 이 글 맨 위의 사진이 그것입니다.

사실 탁드라루콩은 장안 함락 이외에도 치송데첸의 즉위에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공신이었고, 기공비에는 이러한 그의 행적과 장안 함락의 대략적인 경위, 그 외에 탁드라루콩과 그의 자손들에게 부여된 특권에 대해서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9세기 토번이 멸망한 이후에도 이 비는 살아남았습니다. 그러면서 티베트인의 전통적 풍습의 중심지로의 역할도 했다 하네요.

시간이 더욱 지나 중국의 티베트 점령, 티베트를 피해가지 않은 문화대혁명의 광풍 속에서도 이 비는 무사했고, 오늘날에도 티베트 라싸에 가면 이 비를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접근 자체는 담장을 높게 쳐놔서 막아놨다고는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