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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빛의제국] 제4화 '중2 병'이더라도 사랑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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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390회 작성일 13-06-11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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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중2 병'이더라도 사랑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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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중2 병’이라는 병명을 접했을 때,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완벽한 병명에 감탄했다. 중학교 2학년이던 시절 내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정확히 기억해 낼 수는 없지만, 그 무렵 어렴풋한 감정을 ‘병’이라고 간주하니 우스울 정도로 공감이 간다.
 
돌아보면 대략 극도로 예민하고, 심각하게 불안하며, 병적일 정도로 외로웠다. 상처 받은 주제에 덤덤하고, 잘 몰라서 무서운 주제에 다 겪어 본 척, 마음에도 없는 말로 쿨 하게 돌아서던 시절. 그 시절이 ‘병’이었다고 생각하면 한결 마음이 편해진다.
 
그 시절을 지나온 나는, 다 나았으니까. 라고 생각한다면 경기도(?) 오산.
과연 나는 중 2병에서 완전히 벗어났을까? 글쎄, 그랬다면 그 병명에 그토록 뜨겁게 반응했을까? 생각해보면 나이를 이렇게나 먹었지만,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듣기 싫은 말들에 예민하고, 낯선 세상에 대해 불안해하며, 게다가 어이없게도, 여전히 외롭다. 그런 속마음을 인터넷 상에서, 혹은 일상 대화에서 무심코 솔직하게 터 놓는 이들을 향해 중 2병이라고 손가락질 하며 웃지만, 심지어 그렇게 내질러버릴 수 있는 용기가 부럽기도 하다.
 
흔히 ‘사춘기’로 명명되는 시기가 모두에게 똑같이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불안정한 성장기를 가리키는 말이 ‘사춘기’라면, 그 와중에 유독 증세가 심각한 상태를 두고 ‘중 2병’이라 한다면, 그것은 아마도 수두처럼 한번 겪고 나면 다시는 안 걸리는 병이 아니라 감기처럼 두고두고 해마다 걸리는 병일 것이다. 나름의 요령이나 행동지침을 정해두지만 해마다 감기에 쿨럭이듯, 시시때때로 우리는 싫은 말들, 낯선 세상에 내 던져진 채 외로워진다. 그 막막함에 고통스러워하며, 결국은 성장하는 것 아닐까.
 
여전히 ‘중 2병’에 대처하고 있을 많은 친구들에게, 그리고 이제 막 그 정답 없는 병에 입문하고 있을 어린 친구들에게, 오늘만 특별히 공개한다. 이것은 아직 그 누구에게도 드러내 보인 적 없는 솔직한 내 ‘중 2병’의 증세이자, 처방전이다.
 
사랑하라. 더할 것 없이 예민하게, 낯선 감정에 온 몸으로 불안해하며, 사랑하라. 비록 아직도 ‘중 2병’이지만, 여전히 사랑하고 싶다. 이제는 평생을 걸쳐 여한이 없도록, 사랑하는 일 만이 정답임을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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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통명예기자단/ 김휘근기자]   beapoet@naver.com
김휘근기자는 필통 학생기자단 출신으로 지금 <지리산생명연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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