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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이슈] 강물이 오염되었다고 강을 없애버릴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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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366회 작성일 13-04-05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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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료원 폐업,
강물이 오염되었다고 강을 없애버릴순 없다.

 
진주의료원이 폐업한다고 한다.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서 어쩔 수 없다고 한다. 진주에서 의료원에 한번이라도 가본 사람이라면 병원의 서비스나 의료의 질을 돌이켜보며 폐업한다는 뉴스가 그저 ‘그런가보다’라는 생각에 멈춘다. 거기다 의료원을 팔고 진주에 제2청사를 세우겠다는 도지사의 애틋한 진주사랑에 의료원폐업은 기정사실처럼 여겨지고 있다.
 
의료원이 적자가 나면 문을 닫아야 하는가? 그럼 보건소도 소방서도 다 적자고 국민들의 혈세가 펑펑 쓰여지니 폐쇄하고 문 닫아야 한다. 그래서 장사 잘하는 민간 병원으로 대체하고 화재관리도 돈 내는 만큼만 관리하고 불꺼주면 된다.
 
우리나라 병원들은 현행법상 모두 비영리법인이다. 즉 영리를 목적으로 하면 안 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병원은 돈이 되는 사업에 몰두하고 과잉진료를 남발해서라도 돈을 벌려고 안달이 나 있는게 현실이다.
 
그래서 큰 병원들은 법을 바꿔서라도 지금의 비영리법인의 규제를 풀고 상법상의 주식회사로 변신을 꿈꾸고 있고 자신들의 가장 큰 장사의 걸림돌인 건강보험제도 또한 무력화 시키려고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다. 그래야 의료를 큰 산업으로 만들고 그래야 큰 자본이 유치되고 그래야 큰 돈을 벌 수 있으니까 말이다. 거기엔 국민의 건강권이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따윈 있을 수 없다. 말 그대로 돈이 되는 의료서비스만 집중하고 돈이 있는 사람들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의료원의 적자는 당연한 것이다. 본디 사회적 약자나 차상위계층을 위한 최소한의 의료서비스가 가장 중요한 사업인 의료원이 어찌 흑자를 볼 수 있는가? 거제도와 부산을 이어서 얼마나 우리 삶의 질이 높아졌는지 모르겠지만 다리 하나에 매년 이자만 242억의 혈세가 고스란히 누군가에게 갖다 바쳐지고 있고 향후 40년동안 따박따박 어김없이 줘야 할 판이다. 그것에 10%라도 진주의료원에 투자하고 거점병원으로 육성해 나갔다면 진주의료원은 지역에 없어서는 안될 의료기관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경상남도가 내세우는 의료원 부채와 적자라는 폐업이유 조차도 사실과 다르다고 하니 의료원을 없애야 하는 진짜 속내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경상남도의 주장을 다 인정하더라도 2012년말 진주의료원의 부채는 279억원이지만 부채비율은 65%수준으로 재무구조가 나쁘다고 할 수 없다. 즉 순자산이 400억원 정도로 이것은 부채를 모두 상환하고 청산한다고 가정하였을 경우 오히려 400억원이 남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현대자동차의 부채가 74조원에 달하고 부채비율이 154%이지만 그것이 현대자동차의 경영위기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부채를 뜯어보면 진주의료원이 신축이전할 당시 총 534억의 사업비가 투자 되었고 경상남도가 114억 중앙정부가 200억원, 그리고 나머지 220억원이 지역개발기금 차입금으로 이루어졌는데 문제는 타 지방의료원의 경우 이 지역개발기금을 지자체에서 상환하였지만 진주의료원의 경우 모두 의료원에 그 빚을 떠 넘겨 매년 원금과 이자를 부담하여 왔고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이 되었다고 한다.
 
의료원을 이전의 최종결정을 승인한 것도 경상남도이고 스스로 책임져야 할 지역개발기금의 상환을 떠 넘긴 것도 경상남도이며 지금껏 방관만 하다가 독단적인 폐업 결정을 내린 것도 경상남도이다.
 
시 외곽들판에 지어 놓고 딸랑 10억 쥐어주며 알아서 하란 식으로 일관한 것이 경상남도인데 무슨 스티브잡스같은 원장이라도 나타나길 바랬단 말인가? 아님 경영악순환을 유도하고 시민들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심어 없애 버릴 명분을 쌓을 심산이었던지 말이다.
 
왜 지금인가? 도지사의 논리는 아주 간단하고 명료하다. 제2청사를 공약했고 재선을 위해서 어떻게든 지어야 한다. 그러나 돈이 없다. 방법은 의료원밖에 없다. 팔아도 오른 땅값과 미래가치로 제 값을 받을 수 있고 현 부지에 짓는다 해도 넓은 땅 일부를 매각하고 얼마든지 최소비용으로 청사를 마련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진주의료원은 단순한 하나의 병원이 아니다. 국가가 정부가 이 나라의 국민이라면, 생명이 붙어 있는 사람이라면 최소한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공공의료서비스이다. 우리나라의 공공의료 부담률은 8%에 불과하다. 세계에서 58위의 부끄러운 수준이다. 한 사회엔 힘없는 약자, 가난한 이들, 상대적으로 소외받는 계층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들 또한 우리의 이웃이며 똑같은 이 나라의 국민이다. 국민들의 최소한의 기본권과 생존권을 위해 우리가 세금을 내고 지도자를 뽑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강물이 오염되었다고 강을 모두 메워버려서야 말이 되는가? 수천년 흘러 내린 강과 강물이 그 누구의 것인가? 그것은 이땅을 사는 우리 모두의 젖줄과도 같은 공공의 자산이고 우리 후세에 물려 주어야 할 자연이다. 강을 메우면 새로운 땅이 생기고 거기다 집도 지을 수 있고 농사도 지을 수 있다고 그럴 듯한 거짓말로 주민들을 속여서는 되겠는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강이 오염된 원인을 찾고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깨끗하고 맑은 자연그대로의 강으로 복원시키는 일이다.
 
 
[필통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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