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통실험실] 2500원과 300원, 샤프심의 극과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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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737회 작성일 13-05-06 15:22본문
2500원과 300원, 샤프심의 극과극
이번 필통 실험실에서는 청소년들이 많이 사용하는 샤프심을 비교해보기로 하였다. 샤프의 종류는 여러 가지 있었지만 그중 대표적이고 편차가 크게 나타날만한 샤프심 5개를 선정하였다. 청소년들이 많이 사용하는 세라믹부터 최근 인기가 높은 아인샤프심까지 샤프심을 사서 세밀하게 비교해보았다. 샤프심위에 동전을 올려보기도 하고 그 샤프심으로 필기 할 때의 느낌을 비교해보고 샤프심의 닳는 정도를 줄을 그어 실험해보았다. 학생들의 필수품, 필통 속에 하나씩은 넣어 다니는 샤프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샤프심통의 기호에 담긴 정보?
우선 샤프심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 샤프심통 마다 크게 씌여져 있는 글자도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 시중에 판매되는 연필과 샤프심에는 알파벳과 숫자가 조합되어 HB, 4B 등과같이 표기되어 있는데 이 표시는 흑연과 점토의 배합 비율로 정해진다.
대부분의 연필은 끝부분에 HB라고 적혀 있다. 미술 시간에 쓰는 스케치용 연필에는 4B라는 표기가 뚜렷하다. 이때 B는 검다는 뜻인 영어단어 black의 머리글자, H는 딱딱하다는 뜻인 hard의 머리글자다.
연필이나 샤프심은 9H부터 6B까지 총 17가지로 나눌 수 있다. H 앞의 숫자가 클수록 단단하고, B 앞의 숫자가 클수록 부드럽고 진하게 써진다. HB는 적당히 단단하면서도 충분히 진해서 공책에 필기할 때 가장 많이 쓴다. HB보다 조금 단단한 경우 F라고 쓰는데, ‘굳은’이라는 뜻인 영어단어 firm의 머리글자다.
이러한 기호는 심이 구부러지는 강도에 따라 정한다. 1MPa(메가파스칼)은 1㎟당 100g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강도다. 구부림 강도가 50MPa인 HB 연필은 연필심의 넓이가 1㎟이라면 5kg 정도의 무게를 견딜 수 있다는 뜻이다. 강도는 심에 들어가는 재료의 비율을 조절해 바꿀 수 있다. 심은 흑연에 점토를 섞어 만드는데, 점토를 많이 넣으면 단단해지고 흑연을 많이 넣으면 짙고 부드러워진다.
샤프심 무려 7배 가격차이
먼저 샤프심의 가격이 궁금했다. 차이가 나도 너무나 차이가 나는 샤프심들의 가격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았다. 유니(uni), 피에스타, DMO, 세라믹, Ain 총 5종류의 샤프심을 비교해 보았는데 가격대를 비교해보니 uni가 2500으로 가장 비싼 가격이었다. 이는 가장 낮은 가격인 세라믹의 약 6배가 되는 가격이었다. 샤프심 한통의 가격이 2500원이라니 놀랄만한 가격이었다. Ain은 2000원으로 uni의 뒤를 따랐고, 피에스타와 DMO는 Ain보다는 조금 낮은 가격으로 각각1300원,1000원이었다. 세라믹은 다른 샤프심들의 비해 가장 저렴한 가격인 300원으로 딱 자판기 커피 한잔 값이었다.
이번에는 개당가격을 계산해 보았다. 각 샤프심에 들어 있는 개수가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정확한 가격 비교는 샤프심 한 개당 가격을 산출해봐야 더 정확할 수 있다. uni와 Ain은 똑같이 한 통에 40개가 들어있었고 개당 가격이 각각 62.5원 50원으로 나타났다. DMO는 33.3원이었다. 오히려 피에스타가 한 통 가격은 1300원이었지만 20개밖에 들어 있지 않아 개당 가격이 65원으로 최고를 기록했다. 반면 역시 국산 세라믹의 경우는 샤프심 개당 가격 또한 10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더구나 세라믹의 경우 샤프심의 길이가 70mm로 다른 모든 샤프심이 60mm를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거의 가장 비싼 피에스타와 7배 정도의 가격차이가 난다고 할수 있다.
강도 실험,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다음으로는 샤프심의 강도를 비교해보았다. 같은 조건으로 비교해야 했기 때문에 샤프심을 나란히 세워놓고 그 위에 100원짜리 동전을 올려놓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물론 동일한 조건을 위해 세라믹의 경우 60mm의 같은 길이를 위해 10mm를 절단해 실험에 임했다. 정확한 과학적 실험은 될 순 없지만 각 브랜드 샤프심당 3회에 걸쳐 실험을 했고 균형이 맞지 않는 경우나 실험자의 실수등의 경우는 재실험의 과정을 거쳐 최대한 공정을 기하도록 했다.
100원짜리 한 개의 무게는 약 5.5g 으로 결코 가볍지 않은 무게였지만 의외로 얇고 가느다란 샤프심들의 위력은 강했다. uni와 DMO의 경우 평균 25~26개의 동전을 견뎠고 Ain과 피에스타의 경우도 24~25개의 동전무게를 버텼다. 동전 26개면 143g이니 대단한 강도가 아닐수 없다.
이와 달리 세라믹은 낮은 가격이 말해주듯 다른 샤프심들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개수인 18~20개가 올라갔다. 무게로 따지면 110g을 견딘 셈이고 가장 강도가 쎈 샤프심과 33g의 차이가 난다. 쉽게 보면 143g과 110g의 차이, 동전 26개와 20개의 차이가 샤프심의 품질차이를 간접적으로 말해 준다.
과연 몇 줄을 그을 수 있을까?
샤프심은 강도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썼을 때가 더 중요하다. 샤프심의 닳는 정도를 비교하기위해 역시나 같은 조건을 두고 A4용지에 가로로 줄을 그어봤다. 동일한 사람이 동일한 형태로 같은 힘을 주며 반복적으로 줄을 그어서 각 샤프심이 최대 몇줄을 그을 수 있을까? 물론샤프에서 똑같은 길이가 나와야 하기 때문에 샤프를 두 번 눌러 샤프심이 나온 길이를 동일하게 맞추었다.
이 실험에서는 Ain과 DMO가 무려 19줄이 그어졌다. DMO가 Ain에 비해 가격면에서는 절반밖에 되지 않은 것을 보면 상대적을 DMO의 품질도 대단하다. uni 17줄, 가장 고가인 피에스타는 15줄로 만족해야 했다. 조금 놀라운 것은 예상은 했지만 세라믹은 안타깝게도 6줄 밖에 그어지지 않았다. 즉 줄을 긋는 동안 샤프심이 쉽게 뭉게지고 부서지는 모습을 보이며 품질의 한계를 보여 주었다.
황당한 국산과 일본산의 차이?
우리나라 문구매장에 가보면 꽂혀있는 대부분의 샤프심이 일본산 제품들이다. 국산은 거의 이마이크로의 세라믹이 유일하다시피하다. 그런데 실험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 가격은 매력적이지만 품질은 일본상품에 비해 매우 떨어진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럼 왜 우리나라엔 질 좋은 국산 샤프심이 없을까?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우리나라 문구회사들이 모나미 모닝글로리등 대부분 유통산업중심의 회사들이라 제조나 개발에 투자를 거의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샤프심 같은 경우엔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고 지금의 일본제품과 같은 샤프심을 만들려면 기술 및 설비투자가 있어야 가능하니 포기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니 일본상품을 수입해서 비싼 가격에 팔아 중간마진만 챙기는 유통사업이 더 손쉽고 돈벌이가 되는 것이다. 그 덕에 우리 학생들은 정작 일본학생들보다 휠씬 비싼 가격의 샤프심을 쓸 수밖에 없는 현실이 생긴 것이다.
실험을 마무리하며...
이처럼 필통실험실 샤프심 편은 끝이 났다. 사소한 샤프심으로 해본 실험이었지만 샤프심들의 다양한 모습들을 볼 수 있었고, 우리들이 자주 쓰는 샤프심들에 대해 자세히 탐구해볼 수 있는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실험을 해본결과로 비싼 샤프심일수록 강도 및 품질이 우수하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하지만 학생들이 너무나 쉽게 사고 사용하는 샤프심이 가격차이가 이렇게 천차만별이고 그 차이가 크다는데 새삼 놀랐다. 더구나 갈수록 국산 샤프심은 그 자리를 잃어 대부분 일본산을 사용하고 있고 이제 국산샤프심은 저품질 초저가 상품밖에 생산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우리 마음을 씀쓸하게 했다. 결국 품질이 좀 떨어지지만 너무나 싼 국산을 쓰던지 아니면 품질이 우수한 아주 비싼 일본산을 쓰던지 학생들에겐 중간은 없고 양극단의 선택만 있는 조금은 불편한 현실이다.
당신은 문구점에서 어떤 샤프심을 사용합니까? 이번 필통 실험실 편을 보고 당신이 샤프심을 살 때 작은 정보가 되었으면 합니다. 앞으로도 더 다양하고 독특하며 유익한 정보를 줄 수 있는 필통실험실로 찾아뵙겠습니다. 이상 필통실험실 샤프심 편이었습니다.^^
[취재 : 김진주(제일여고2), 최용환(진주기공2)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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