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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통칼럼] 한국사 필수, 그것이 해답이 될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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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716회 작성일 13-09-05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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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필수, 그것이 해답이 될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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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수능부터 한국사 과목이 필수가 된다. 우리 학생들이 역사를 배워야 한다는 것에 반기를 들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청소년들의 역사인식 부재를 꼬집으며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는 진리와 같은 반성 끝에 한국사는 하루아침에 선택에서 필수가 돼 버렸다.
 
물론 수능 필수과목이 되면 당연히 모든 학생이 시험공부를 해야 하니 기본적인 역사적 사실과 상식은 머릿속 어딘가에 쌓일 것이다. 그나마 수능 필수라도 되어서 청소년들이 한국전쟁이 며칠 발발했고 안중근이 병원의 진짜 의사가 아닌 것을 알게 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한 번쯤 돌이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과연 달달 외우는 역사적인 지식이 부족해서 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고 했는지 말이다.
 
한국사가 필수가 되면서 벌어질 후폭풍도 크다. 당장 학교에선 그동안 서울대반이나 특별히 역사를 좋아하는 학생들만을 위한 수업을 진행했는데 이제는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험에 대비한 수업을 해야 한다. 수업시간 역시 지금처럼 일주일에 2~3시간으로는 턱없이 부족할 것이고 결국 다른 과목에서 그 시간을 뺏어 와야 한다. 당연히 수능시험에 들지 않는 기술, 가정, 한문, 2외국어, 예체능 등 과목은 더욱 학생들에게 멀어지게 된다.
 
한국사의 과목 특성상 그 내용이 너무 방대하다 보니 결국 한정된 학교 수업시간을 통해 수능을 대비하기 어려워 수능을 전문으로 대비하는 한국사 과외들이 생길 수밖에 없고 그것은 곧 학부모들의 경제적 어려움과 학생들의 공부 스트레스를 가중시킬 수밖에 없다.
 
또 한가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보수성향의 뉴라이트 한국사 교과서에서 볼 수 있듯이 학교 현장에서 교과서에 대한 외압뿐 아니라 학생들이 한국사를 공부하는데 서로 다른 역사적인 관점 때문에 교육현장에 혼란을 초래할 우려도 없지 않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려 하는 것은 지난 역사를 통해 현재를 토론하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이다. 수능필수가 시험에 대비해 출제 가능한 내용을 달달 외우고 그것을 위해 학교도 학원도 줄 서서 시험지만 찍어 낸다면, 학생들에게는 가방만 무거워지고 스트레스만 늘리는 꼴이 된다면 그것이 어찌 반길 일이겠는가?
 
청소년들의 역사인식을 높이는 것이 국사 수능 필수과목 지정이라는 산수적이고 도식적인 처방으로 가능하리라는 우리 사회의 바람이 그렇게 희망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가장 기본인 충분한 수업시간의 확보는 현재의 수능시스템에선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교과서 역시 각 출판사 내용이 방대하다 못해 중점을 두는 부분이 차이가 있어 학교 교육만으로 시험을 대비하기도 어렵다. 더구나 이젠 뉴라이트 교과서까지 공부해야 할 판이다. 시험을 위해 사설 학원들이 학생들을 끌어모을 것이고 깊이 있는 사고나 토론보다는 달달 외우는 암기 한국사가 대세가 되는 것을 막을 길이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
 
수능과 관계없이 우리 청소년들이 교실에서 조선의 건국 과정에 스스로 이성계와 정도전이 돼 보기도 하고 5.16 군사 쿠데타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는 광경이 어느 학교에서나 낯설지 않게 해주는 것, 이것이 우리 교육이 해야 할 일이 아닐까? 그러나 지금 우리의 수능 중심 입시교육 현장에선 학교도, 선생님도, 학생들도 그것을 원할 리 없다. 그저 골치 아픈 시험에 출제될 과목 하나가 늘어났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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