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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통칼럼] 삼성왕세자의 부정입학에 비친 우리의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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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755회 작성일 13-06-12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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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훈국제중학교라는 귀족학교가 있다. 물론 사립중학교다. 연간 공식적인 학업비용만 천만원에 이르고 우리나라 재벌과 정재계인사들이 자녀를 입학시키기 위해 목을 메는 아주 특별한 학교다. 국어과목을 빼고는 모두 영어로 수업이 이루어지고 원어민이 담임을 하고 대부분의 수업을 한다. 승마 골프 테니스와 첼로 바이올린등의 스포츠와 음악도 당대 최고의 강사가 수업을 한다. 당연히 졸업생의 절반 가까이가 하늘에 별따기라는 특목고에 진학을 한다.
 

그런 아주 특별한 학교에 대한민국에서 날고 긴다는 기득권과 특권을 가진이들이 자녀와 손주들을 입학시키기위해 혈안이 되는 것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지 모른다. 우리나라 최고의 재벌기업 삼성의 주인장을 이어받는 이재용부회장도 그랬다. 그러나 아무리 귀족학교라지만 돈많다고 힘 있다고 무조건 입학할 순 없다. 영훈중의 입학전형이 거의 10:1, 서류전형을 거쳐 추첨을 통해 선발하니 천하의 이재용 아들도 떨어질 가능성이 더 높다. 그러니 100%로 입학이 가능한 방법을 택하려 할 것이고 그것이 문제가 되었던 사회적배려대상자라는 요상한 방법이었던 것이다. 이재용부회장은 이혼을 했으니 결과적으로 한부모가정으로 볼 수 있고 사회적배려대상자중 비경제적배려대상자로 선발하는 16명에 자신의 아들, 삼성의 세손의 이름을 올린 것이다.
 

연간매출 400조의 대 삼성그룹의 오너인 이재용부회장이 과연 한 부모가정이라고 해서 사회적인 배려를 받아야 하는가? 4조가 넘는 개인재산을 가진 세계 316위의 부호, 이혼으로 위자료만 10억을 주고 재산분할로 5000억을 전 부인에게 떼어주는 그와 고스란히 삼성의 대를 이어갈 그의 아들에게 우리 사회가 무슨 배려를 해주어야 하는지? 이것 역시도 문제다.
 
하지만 노블레스오블리주를 밥 말아드시거나 폭탄주 드시듯 하는 이분들에게 상식은 개나 주어야 할 헛소리쯤인 듯하다. 비경제적배려대상자도 경쟁률이 4:1, 하지만 이것은 추첨이 아니라 성적과 주관적인 평가점수의 합산으로 16명을 선정하게 되니 당연 비리가 있을 수밖에 없고 이재용으로서는 100% 입학의 방법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결국 이재용 아들은 주관적평가에서 이례적으로 특별히 모두 만점을 받았고 성적이 훨씬 우수했던 몇몇 아이들은 아주 우연히 극히 낮은 점수를 받았던 것이었다. 결국 15위 턱걸이로 삼성의 세손은 영훈중학교에 당당히 입학을 한 것이다. 명백히 점수를 조작한 부정입학이다. 세상에 알려지자 결국 자퇴를 하고 외국으로 나갈 모양이다.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의 암담한 교육현실이다.
귀족학교라는 그들만의 리그, 오로지 서울대, 연고대만을 향해 달리는 또 다른 우리들의 리그, 학생들의 목표는 오직 하나다. 학벌이, 대학이 유일한 목표다. 경쟁에서 이기고 다른 사람보다 좀 더 힘 있는 자리 좀 더 돈을 많이 버는 위치를 위해 대학을 가야하고 더 높은 서열의 대학의 간판이 필요하다. 재벌오너 이재용도 공장의 노동자나 시골 촌부도 교육을 그렇게 본다.
 
무엇을 배우느냐보다 마치 여러 단계 계급을 나누고 한 단계 더 밟고 올라서기 위한 도구쯤으로 교육을 바라보고 학교라는 수단이 필요하다. 그렇게 셋팅된 우리의 현실에서 항상 한 계단위를 선망하고 그것에는 고개 숙이고 굴종하며 나보다 밑은 무시하고 군림하는 것을 상식처럼 받아 들이고 일상이 되었는지 모른다.
 

이재용을 욕하고 씹어댈 수 있지만 우리스스로도 유치원 하나에 목을 메고 우리말도 서툰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겠다고 이리 뛰고 저리 뛰지 않는가? 초등학생부터 우열반과 열등반으로 나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자녀들이 조금 더 나은 리그에 포함되어 세상을 살아가길 한없이 바라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서울대 안가도 행복한 나라, 학벌로 차별받지 않는 나라, 다양함이 존중되고 인격을 높여주는 교육이 중심이 되는 학교, 경쟁해서 친구보다 앞서고 이기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을 배울 수 있는 학교는 불가능한 현실이 아니다. 이 지구상에는 그런 학교가 헤아릴 수 없이 많고 그런 나라도 얼마든지 존재한다. 그런데 왜 우리는 우리의 교육현실을 바꾸려 하지 않을까? 이재용의 저급한 자식교육과 수준이하의 도덕성을 손가락질 하지만 우리는 수많은 또 다른 이재용이 되어 서로를 욕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삼성의 아들도 장관의 딸도 평범해 질 순 없을까? 적어도 학교를 다닐 때 만이라도 말이다. 우리의 엄마 아빠들도 이젠 지금의 행복을 누리면 안 되는 것일까? 미래의 더 큰 아파트, 자식의 더 나은 직장보다 오늘을 함께 살아가는 이 시간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한 것을 깨달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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