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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통칼럼] 가짜 수능의 시대 언제까지 지속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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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344회 작성일 14-11-25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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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통칼럼]

가짜 수능의 시대 언제까지 지속할 것인가?

우리시대의 수능은 학벌사회, 대학서열화를 위한 맹목적인 줄세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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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끝나고 또 다시 시험 문제 오류로 시끄럽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무려 3배에 이르는 1104건의 공식적인 이의신청이 있었고 문제는 103문항에 달했다. 결국 사상 유례없이 2개문항에 대해 중복정답을 인정하는 일이 발생하며 수험생들의 큰 혼란이 예상된다.

  

정부에선 한국교육평가원장이 사퇴를 하고 제도 개선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꾸리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호들갑이다. 그러나 대책이 있을리 없고 특별한 묘수가 있을 수 없다. 수능 문제 출제를 위한 더 많은 인력과 시간을 준비하겠다는 것은 결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없는 문제 출제가 아니라 수능 자체가 문제인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그것은 우리 교육이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 즉 수능이 진짜 수능이 아닌 현실을 바꾸려는 의지와 노력이 없다면 아무것도 변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수능은 ‘수학능력평가’의 준말이다. 즉, 배울 수 있는 기본적인 능력과 자질을 평가하는 자격시험을 말한다. 그래서 어떤 절대적인 기준이상을 통과하면 똑같이 대학에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우리의 수능은 완전 딴판이다. 이러한 절대평가가 아니라 매년 고3 수험생을 1등부터 64만등까지 상대적 순위를 매겨야 하는 시험이고 그 점수와 등수에 의해 1등 서울대부터 4년제 204등 대학, 전문대학 137등의 각 대학에 눈치껏 빈자리를 찾아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험인 것이다.

 

그런 시험을 어떻게 출제해야 하겠는가? 1등부터 꼴등까지 확연히 줄을 세울 수 있는 변별력을 가져야 한다. 엄청나게 어려워도 안 되고 또 너무 쉬워도 안 되는 것이다. 이것만도 출제 자체가 참 힘들진대 어느 대학을 나오는가가 연봉과 인생을 결정짓는다는 의식과 그 의식이 고스란히 현실화 되어 있는 대한민국의 학벌사회는 누구나 할 것 없이 대학입시에 목메는 교육현실을 만들었다. 이것은 곧 정규 교과과정으로는 변별력을 만드는데 한계를 가져왔고 교과서밖에서 문제를 찾아야 했다. 당연히 사교육열풍이 불었고 학원이 학교의 역할을 대체하는 우스꽝스런 광경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늘어가는 국민들의 사교육비 부담의 해법으로 정부는 EBS를 내 놓았고 수능 문제의 70%를 EBS연계 문제로 약속했다. 고등학교에선 교과서는 버려지고 EBS교재와 문제집 외우기, 동영상강의 듣기가 공부의 전부가 되었다. 어떻게 학교가 정상일수 있을까?


수능 총 160문제중 무려 70%를 EBS와 연계시키려니 그 고충도 이해가 간다. 똑같이 문제를 배껴 낼 수도 없는 노릇이고 또 전혀 연관 없이 문제를 출제 할수도 없으니 짧은기간 어떻게든 이래저래 변형을 하다보면 불가항력적인 실수가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즉, 이번 수능 문제의 중복정답 사태는 충분히 일어 날 수 있는 일이고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이 존재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시험문제의 오류나 재차 중복정답과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란 것이다. 왜 우리는 이런 문제를 야기할 수 밖에 없는 이상한 수능 같지 않은 수능이라는 시험을 수십년동안 우리 아이들에게 시키고 있는가 하는 것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수능이라는 거짓이름을 붙여 놓고 시험 하나에 온 국민이 목메는 이상한 교육 시스템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말이다.


어쩌면 정부는 시험 하나로 교육현장을 완벽히 장악하고 있고 EBS로 장사까지 하니 나쁠것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서열 상위권의 내노라하는 유명 대학들은 지금의 영화를 계속 누리고 싶을 것이고 물수능덕에 본고사, 논술로 또 한 몫 챙기기 까지 하니 지금의 수능이 최고의 교육제도라 여기지 않을까? 


학벌이 기득권이 되고 권력이 되어 있는 우리 사회와 그것을 영원히 유지하고 확대재생산하려는 사람들이 있는 한, 1등 대학부터 일류대학 하류나 똥통대학이라 불리는 대학들까지 순위가 매겨져 있는 대학서열이 존재하는 한, 우리의 수능은 ‘수학능력평가’가 될 수 없다.

 

상전벽해처럼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이 바뀔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매년 60여만명의 미래를 이끌어 갈 우리 청소년들이 똑같은 목표를 갖고 시험 문제 하나 더 맞추기 위해 EBS교재와 문제집만 달달 외우고 있는 현실이 대한민국의 미래을 위한 올바른 선택일 수는 없다. 이제는 대학서열을 없애 나가고 수능을 수능답게 ‘자격시험’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우리 교육의 방향을 틀어야 한다. 그래야 학교가 학교다워질 수 있다. 그래야 선생님이 선생님다워 질수 있다. 그래야 학교에서 더 많은 것을 가르치고 배울 수 있는 것이다.

 

학벌이 기득권이 되고 권력이 되는 사회, 그것을 위해 대학이 서열화 되어 있어야 하는 구조, 대학 서열화를 위한 맞춤 시스템인 입시제도와 수능. 결국 이것은 64만명을 위한 길이 아님은 분명하다. 언제까지 아이들에게 수능시험이 인생을 결정짓는다고 협박할 것인가? 이젠 우리 아이들에게 정상적인 학교를 돌려주기 위해, 각자의 다양한 꿈과 목표가 존중받을 수 있도록 우리의 교육이 변화해야 한다. 가짜 수능이 끝나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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