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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 오신다” 수업시간에 청소시키는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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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789회 작성일 13-03-25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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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번2동 번동중: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이 26일 방문할 예정인 이 학교는 지난 22일부터 이틀간 학생들을 동원해 대청소를 실시했다. 22일에는 16교시를 5분씩 일찍 끝내는 식으로 확보한 30분을 복도와 담당 구역 등을 청소하는 데 할애했다. 다음날인 23일은 쉬는 토요일인데도 학생회 간부 학생 10여명을 학교로 불러 환경 미화작업을 시켰다. 문 교육감이 방문하는 당일 오전에도 대청소가 예정돼 있다.
#서울 제기동 성일중: 문 교육감이 방문한 지난 18일 이 학교 학생들은 13교시 수업시간과 쉬는 시간을 각각 5분씩 단축하고 청소를 했다. 청소하느라 점심시간을 15분 늘려 그만큼 오후 수업시간을 단축했다. 평소 안 하던 복도 벽 얼룩을 닦아내기도 했다. 한 학생은 "휙 지나가는 교육감님을 3초 정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학교 관계자는 "모든 수업을 정상적으로 했다"고 부인했다.
 

#서울 창신동 명신초: 지난 15일 박근혜 대통령과 서남수 교육부 장관, 문용린 교육감이 이 학교를 찾아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장'을 만든 건 이 학교 5학년 학생들이었다. 전날 5교시 수업시간에 영어실의 집기와 교재 가방 등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청소했다. 그러나 해당 학급 담임교사는 "5교시가 아니라, 점심시간을 쪼개 청소했다"고 말했다.
 

학기 초 교육감과 교육부 장관, 대통령 등 '높은 분'들의 학교 방문이 이어지자 일선 학교에서는 학생들을 동원해 평소에는 하지도 않던 청소를 시키거나 보여주기식 연출을 벌이느라 난리법석이다. VIP들이 생생한 교육 현장을 보기 위해 방문하는 학교에서 정작 학생들의 학습권과 휴식권이 침해당하고 있다는 게 학생들과 일부 교사들의 증언이다.
 

연출된 현장, 봐서 뭐하나?= 고위공직자들의 현장 방문이 실효적인 정책으로 이어진다면 일부 학생들의 노고가 헛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
 

문 교육감은 교과교실제를 모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현장을 보기 위해 성일중을 방문했다. 교과교실제는 학생들이 수업을 선택해 교실을 이동한다. 그러나 이 학교는 교육감이 학교를 돌아보는 데 방해된다는 이유로 학생들의 이동을 통제했다. 한 학생은 "선생님이 (교육감 방문 중에) 1층에 가지 말고 쉬는 시간에도 웬만하면 나가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문 교육감은 교과교실제의 실상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돌아간 셈이다.
 

"사실상 그냥 쇼" 민폐만 가득= 학교 방문은 고위 공직자와 교육 관료들 그리고 일선 학교의 이해가 맞아떨어져 진행된다. 교육청 관계자들은 '현장형 지도자' 이미지를 연출하기 위해 학교를 물색하고, 학교는 고위층과 교육 관료 등에게 눈도장 받을 기회로 활용한다.
 

VIP들의 방문학교는 '모범학교'들이 단골로 선정된다. 명신초는 16학년생 각 6명과 교사 1명을 묶어 가족처럼 지내는 '콩깍지 가족활동'으로 유명하다. 문 교육감이 성일중에 이어 갔던 중화중은 '비폭력 행복교실'의 모범 사례다. 정작 지원이 절실한 열악한 학교들은 배제된다.
 

대구의 한 중학교 교사는 "그분들이 현장에서 보는 사람들은 미리 선택된 사람들로 짜여져 있다""보여주기 위한 ''에 불과한데 교사들과 학생들을 동원해 행사 준비를 하느라 본업을 뒤로 미루게 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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