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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기억에 머무르다...이루마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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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755회 작성일 13-03-04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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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에서 이루마를 만나다.
 
이루마.jpg

찬바람이 불어오던 3월 1일 진주 문화예술회관에서는 아름다운 선율이 흘러나왔다. 이루마 콘서트의 리허설이 끝나고 30분이라는 시간동안 대기실의 이루마를 만날 수 있었다.
 
뉴에이지 피아니스트라고 불리는 이루마인데 전 소속사에서 이루마와 이루마의 음악을 홍보하기 위해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는 단어가 필요했는데 그것이 뉴에이지였다. 하지만 뉴에이지 음악은 기독교에서는 사탄의 음악으로 받아 들이는 사람도 있어 이루마는 좋아하지 않는 표현이라 poem music(시 음악)등 장르에 대한 다른 이름을 붙이기 위해 노력했는데 이미 장르자체가 뉴에이지라고 표시되어 바꾸기 어려웠다고 한다. 그래서 일부러 교회를 다니면서 공연을 하며 오해들이 많이 풀기위해 노력도 했다며 학생들은 쉽게 클래식과 재즈사이의 음악이라고 이해해주길 바란다며 애매함에 멋쩍어 했다.
 
연주를 하다가 일어난 실수 혹은 무대사고 또한 많다고 한다. 겨울의 경우에는 온도에 민감한 피아노가 습도 때문에 건반이 빨리 올라오지 않는다거나 해머가 거칠다고 한다. 공연이 시작되면 항상 긴장되기 때문에 실수도 잦아서 자신의 곡인 경우엔 생각이 나지 않으면 즉흥적으로 바꾸기도 한다고 한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손에 자주 땀이 나서 공연 전 송진을 바르고 들어 간답니다. 역도선수도 아닌데..."하며 이루마는 한바탕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4년만의 정규앨범에 수록된 곡들을 들을 수 있었는데 이번 앨범에는 특유의 울림이 있어 인위적인 울림을 만들지 않아도 될 뿐만 아니라 라이브 적이고 자연스러움을 첨가하기 위해 작은 홀을 빌려 녹음을 했다. 또, 클래식 하며 무게감이 있고 울림이 좋은 스타인 웨이로 녹음했는데 무엇보다 처음 녹음할 때 사용했던 피아노가 스타인 웨이였기 때문에 그때의 기억을 되살리며 녹음을 했다고 한다. 이번 앨범의 곡들이 삼일동안 홀에서 피아노 앞에서 즉흥적으로 곡을 쓰고 편곡을 해서 녹음해낸 곡들이라니 그저 놀라울 뿐이다.
 
‘기억에 머무르다’라는 이번 앨범에는 10년을 넘게 있던 전 소속사에서 생긴 문제 때문에 소속사를 나오기 위해서 몇 년의 분쟁을 하는 동안 안 좋았던 기억들이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음악을 통해 희석시키고 싶었고 ‘별 일 아니였었구나’, ‘그때 그러한 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활동을 하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들 그리고 공연을 하면서 자신의 음악을 찾아서 들어주고 연주해주는 사람들이 있어 자신이 바라던 꿈을 이뤘고 또 연주를 하면서 시간이 멈추고 다시 그 순간으로 돌아가는 듯 하는 느낌들을 받으면서 행복했던 기억들을 담아낸 앨범이다. 콘서트에서 직접 연주를 들을 수 있는 곡이였는데 관객들의 기억 속에 자신이 있기를 바란다며 'reminiscent'(회상)을 마지막 곡으로 연주하였다.
 
콘서트에서 들을 수 있었던 다른 곡은 이루마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만든 곡이였다. 해군 병장 시절 제대를 한 달 앞두고 딸이 태어났다. 임신 중이였을 때도 태어나는 순간에도 함께 있어주지 못한 미안함과 태어난 딸에게 무언가 해주고 싶지만 그 당시 해줄 수 있는 것이 음악뿐이던 아빠였기에 나중에 딸이 시집갈 때 연주해주기 위해 미리 만든 곡이 바로 'Loanna'라고 한다. 딸의 영어 이름인 Loanna를 따 곡을 만드는 이루마의 모습에서 딸을 향한 아버지의 부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 여섯 살이 되는 딸이 결혼을 하려면 많은 시간이 남았지만 이 곡을 연주할 때면 자신을 위한 노래라는 것을 아는 듯 공주처럼 앉아 감상한다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영국에서 학교를 나온 이루마는 음악학교를 다녔는데 언덕위에 잔디밭이 깔린 자유로운 학교에서 점심시간에 축구공을 가지고 가서 축구하고, 동양적인 것들을 보고 싶어 하는 친구들을 위해 '한국적인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사명감에 한국의 친구들과 누나들에게 부탁하여 만화책이나 태권도를 보여주는 등 우리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지나간 시절을 회상하며 작곡한 'Nocturne No.1'(여름 야상곡)을 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청소년들은 사실 공연을 즐길 만한 시간도 경제적인 여유도 없다. 이루마는 소년 소녀 가장들을 위한 공연을 하기도 했으며 청소년들이 시험기간과 공부 때문에 공연장을 찾아와 공연을 보는 것도 어렵고, 티켓 값이 비싸 제정적인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공연을 즐기기 힘든 상황에 대해 안타까워하며 ‘시간이 된다면 무료로 공연을 하고 싶다.’고 말하였다. 또 병원 같은 곳에서 무료 공연을 하면서 공연에 찾아 올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공연을 많이 했지만 자신이 조금 더 무료공연을 많이 해서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중간의 회사나 공연 기획사의 도움이 필요로 하기에 그런 도움들이 있어 기회가 된다면 꼭 하겠다고 약속해 주셨다.
 
많은 학생들이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를 하는 시간이 많은데 가요 같은 곡들도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곡들로는 좋지만 가사가 있어서 집중력이 흐려질 수도 있기 때문에 연주음악을 들으면서 공부 하는 것을 추천한다. 자신의 음악도 추천하고 싶지만 클래식을 접하는 것이 마음도 차분해지기 때문에 ‘모짜르트’나 ‘클라리넷 협주곡’ 같은 음악을 추천하며 너무 졸리지 않은 음악을 선택하라며 센스있는 모습을 보였다. 만약 가요가 듣고 싶다면 음악을 들을 때는 차라리 공부를 하지 말고 잠깐 쉬는 시간을 가지라며 자신 역시 그렇게 음악을 듣는다며 추천한다. 직업이기 때문에 음악을 통해 상처받고 음악을 통해 치유 받는다며 곡을 쓰다가 쓰이지 않을 때 British rock을 좋아하고 듣는다며 역시 추천해 주었다.
 
30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이었지만 무대공포증이 있는 이루마에게 공연 전 30분은 자신을 추스르는, 긴 시간일 것이다. 그런 소중한 시간을 인터뷰에 응해준 이루마에게 거듭 감사를 표하며 공연장으로 발길을 돌렸고, 2층에서 내려다 본 무대는 아주 넓었다. 그곳에는 단 한 대의 피아노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멋진 슈트를 입고 연주할 것 같았던 이루마가 셔츠에 니트를 입고 무대로 걸어 나왔고 이루마의 손이 하얀 건반위에 올라갔을 때 무대는 피아노 소리로 가득했고 그 소리는 곧이어 관객석까지 채웠다. 이루마의 콘서트는 이루마와 피아노면 충분했다.
 
첫 곡의 첫 음이 시작되고 눈앞이 흐려졌다. 그리고 그 곡의 마지막 음이 끝날 때 앞이 다시 맑아졌고 볼에 뜨거운 길이 생겼다. 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다.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마치 내 온몸이 심장이 된 듯 두근거렸고 머릿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을 만큼 음악소리에 사로잡혔다. 앞에서 했던 시간이 멈춘다는 말을 기억 할 것이다. 허나 나는 시간이 저절로 멈춘 것은 아니었다.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고 흐르는 시간이 아까웠다. 다음에 다시 오겠다는 그의 마지막 인사에 다시 한 번 그를 무대에서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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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스케치
콘서트는 1부, 2부로 나뉘어져 있고 중간에 쉬는 시간이 15분이었다.
1부 첫 곡은 팜플렛에 적힌 대로가 아닌, 'May Be + Love'였다. 조용한 객석, 어두운 콘서트장, 핀조명으로 은은하게 비춰진 그랜드 피아노와 부드럽고 따뜻한 외모의 이루마 등장,그리고 서서히 울려 퍼지기 시작한 그의 연주.
 
"이루마의 연주음악을 들을 때 시간이 멈춘 것 같다"라는 찬사가 허언이 아님을 공감케 한다. 1~2곡 연주 후, 간단한 곡의 소개 및 농담들로 콘서트 내내 지루하지 않아 더 좋았다. 1부에는 Do you?와 Chaconne 외 총 7곡이 소개되었다.
 
2부 첫 곡은 누구나 기다렸을 그 곡, Kiss the Rain.
늘 엠피쓰리 파일로만 들었었는데 실제 연주를 보고 느끼고 들었을때의 감동이란 말로 표현하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곡이 끝나자마자 박수가 끊이질 않는 듯 했다. 2부에는 When the love Falls와 River Flows in you 외 총 8곡이 소개되었다.
 
그 중 4곡은 김영민 첼리스트와 함께 해 더욱더 풍성한 연주를 들을 수 있었다. 첼로와 함께하는 피아노는 우리 귀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사치를 선사하는 것처럼 마음속을 울렸다.
 
정해진 순서가 모두 끝나고, 첼리스트와 함께 1곡을 더 앙코르 연주 해주었다. 그리곤 관객의 박수소리가 점점 더 커지니, 무려 2곡이나 더 연주 해주었다. 프로그램 순서에는 없던 'Love Me'까지 들을 수 있어 절로 박수가 나왔다.
 
이번 가을에도 진주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고 하니, 놓친 사람은 꼭! 한 번 보러가길 권한다.
 
[취재 : 필통학생기자단/ 김아휘(삼현여고2), 김진주(제일여고2), 문채원(경해여고1)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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