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생님] 명신고의 음유시인 차성우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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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606회 작성일 13-11-22 09:21본문
[우리 선생님]
명신고의 음유시인 차성우 선생님!
진주 명신고등학교에는 학생들 사이에서 직접 시집을 내셔서 ‘시인선생님’이라고 불리고 계신 차성우 선생님이 계신다. 선생님은 경남 거창이 고향이고 경상대학교 사범대를 졸업 하셨고 1998년 월간 <문예사조> 신인상을 수상하시면서 등단하셨다. 지금까지 무려 3권이나 시집을 내셨다고 한다. 2001년 <그리운 얼굴>, 2003년 <그대 몰래 그대 곁에 있었네>, 2007년 시집 <패랭이꽃이 된 별>.
사실 선생님의 외모에서 풍기는 강한 남성의 향기에서 시인의 감성과 부드러움을 느끼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인터뷰 요청에 흔쾌히 응해 주신 명신고의 음유시인 차성우 선생님을 독자 여러분들에게 소개한다.
Q. 많은 교과목 중에 국어 선생님을 하시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어린 시절 시골의 가난한 살림 형편으로는 교사가 되는 것이 최고의 꿈이었거든. 그러던 중 고등학교 때 모의고사에서 국어 과목을 전교 일 등을 할 정도로 국어는 잘 했어요. 또 책 읽는 것도 좋아했고, 고등학교 2학년 때 선생님의 추천도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되고 싶었는데 저에겐 국어가 딱 이었던 거죠.
Q. 시집을 내셨다고 들었는데 시를 쓰시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여러분도 알게 되겠지만 살아가다보면 참 힘들 때가 많아요. 전 책을 좋아해서 그런지 책을 읽으면서 많이 힘을 얻었던 것 같아요. 특히 윤동주 시인의 시는 위안을 주기도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을 던지기도 했죠. 시가 주는 감동과 힘이 있어요. 제가 마음을 가다듬고 시를 쓸 수 있게 한 것도 그의 시 때문이랍니다.
Q.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으신 시가 있나요?
A. 글쎄요. 시 한 두편을 뽑기가... 그래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윤동주), 임의 침묵(한용운), 산유화(김소월) 이렇게 세 작품 정도는 우리 청소년들이 한 구절 한 구절 깊이 음미 해 보았으면 해요. 이 시들은 교과서에서 한 번 쯤은 접해 봤을 시들인데 역사에 관심이 없는 요즘 학생들에게 당시 시대현실을 일깨워 주는 시라고 할 수 있어요. 그 시대를 그려 보고 시인의 감정과 고뇌를 함께 해보고 지금의 나 자신에게 투영해 보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Q. 교직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A. 수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오래 전에 요즘 학생들과는 다르게 아주 어려운 형편에서 학습에 대한 열의와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는 학생이 있었죠. 참 안타까웠어요. 그 학생과 어려움을 같이 나누며 그 희망과 꿈을 잃지 않게 힘이 되어주고 친구가 되어 주었죠. 진짜 선생님이 된 기분이었어요.
선생님이라고 불리는 것, 참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과연 내가 그럴만한 자격과 인품이 있는지 항상 스스로에게 자문하게 되는 것 같아요. 단순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닌 학생들에게 그들 삶에 가르침을 주고 본보기가 되는 그런 진짜 선생님이 되고 싶지만 쉬운 일은 아닌 것 같고 늘 부족하죠.
Q. 어떤 선생님이 되고 싶으신가요?
A. 선생님이라면 일단 올바른 교직관을 갖추고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교사가 단순히 그냥 좋은 직장은 아니잖아요. 누군가에게 가르침을 준다는 것은 굉장히 특별한 것이잖아요. 현실적으로 대학입시가 중요하지만 입시와 진학만을 잘 지도하는 교사가 아니라 학생들 각자의 소양과 능력에 따라, 가고자 하는 길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교사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학생들, 제자들이 찾는 선생님이 되고 싶죠.
Q. 명신고등학교에 대한 인상은 어떤가요?
A. 한마디로, 착한사람들...
Q. 교직 은퇴 후에 계획이 있으신가요?
A. 교직 생활 중에 할 수 있었던 독서와 글쓰기를 마음껏 하고 싶어요. 또 편안한 마음으로 음악을 감상하는 호사도 누려 보고 싶답니다. 하고 싶다고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여하튼 시간이 자유로우면 봉사활동도 다니고 여행도 떠나고 싶어요. 참 그리고 농사일도 하면서 이것 저것 키워 볼 계획이예요.
Q.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A. 학교생활, 입시준비 힘들 겁니다. 그러나 피할 수 없잖아요. 확실한 것은 지금의 여러분의 시간이 너무도 중요하고 소중하다는 것입니다. 고등학교 시절, 마음에 들지 않는 것 투성이고 힘들고 괴롭지만, 학교 문을 나서 여러분이 성인으로 사회에 나설 미래가 지금 이 시간 준비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해요. 20년 후 나의 모습을 생각하며 견디고 견디었으면 합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역시 국어 선생님답게 말도 조리 있게 잘하시고, 듣는 내내 그 동안의 경력과 연륜이 묻어나는 말씀과 애정 어린 충고까지 아끼시지 않으셨다.
사실 수업시간에는 너무 엄하셔서 무서운 선생님 인 줄만 알았다. 어쩌면 우리가 다니는 학교에는 참 좋은 선생님들이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봤다. 문득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서로를 잘 보지 못하고 찾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움이 들었다. 제일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 늘 그 자리에 계시는 우리의 선생님들이 있다. 조금씩 다가가면 우리들의 진짜 선생님들이 기다리고 있다. 명신고 학생들은 음유시인 차성우 선생님을 찾아가 얘기를 나눠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취재 : 조동환(명신고2)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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