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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정 기자] 과열된 스펙전쟁, 학교서도 발 벗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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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915회 작성일 13-09-0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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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된 스펙전쟁, 학교서도 발 벗고 나서
 
불편스펙2.jpg

 
진주 여자고등학교에서는 올해 5월부터 1학년을 대상으로 영어독서 선도학교활동을 시행했다. 영어원서 읽기 활동과 리딩게이트(온라인 영어 독서 프로그램)를 병행하며 의무적으로 수행평가에도 반영된다. 학기 말이나 학년 말에는 시상을 통해서 다수 학생에게 상장과 부상을 수여한다. 이는 영어 선생님들의 학생들에 대한 배려로 시행됐다. 개인이 학교 외에서 쌓기 힘든 스펙을 학교에서 쌓아 준다는 취지다.
  
그렇다면 왜 학교에서 시상해가면서까지 학생들의 스펙을 쌓는 데 나서야 하는 걸까? 스펙은 영어 ‘Specification’의 줄임말로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쓰이는 용어다. 직장을 구할 때나 입시를 치를 때 요구되는 학벌·학점·토익 점수 등의 평가요소를 말한다. 이런 ‘스펙’은 내신 준비하랴, 수능 준비하랴 바쁜 고등학생들에게 버거운 존재다. 수도권 학생들이나 특목고 학생들의 경우 집안이나 학교에서 스펙을 쌓고 있지만, 나머지 지방 인문계 학생들은 그렇게 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학교에서 쌓은 ‘스펙’과 개인이 쌓는 그것에는 차이점이 있다. 학교의 ‘스펙’은 생활기록부에 기록되기 때문에 대학입시의 어느 전형에나 다 포함된다. 그러나 개인이 쌓는 ‘스펙’은 특기자 전형에만 포함될 수 있다. 사실상 교내 수상 외에 스펙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런 정책 변화로 인해서 각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학교 나름의 ‘스펙’을 쌓아주기 위해서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대한민국의 인문계 고등학교는 ‘대학을 위한’ 고등학교가 돼 버린 지 오래다. 특목고가 생기고 나면서부터 ‘명문고’라 불리던 학교들은 점점 그 명성을 잃어가고 이른바 ‘명문대’를 보내는 학생의 수도 줄어들었다. 명문대 학생을 배출하는 숫자가 늘어날수록 학교의 위신도 높아진다고 믿는 성과중심의 사회 때문에 학교가 학생들의 스펙에 목매달고 있는지도 모른다.
 
학생들의 창의성과 잠재력을 평가한다는 학교에서의 ‘스펙’. 앞으로 청소년들은 그것을 맹목적으로 좇기보다 우리를 평가하는 기준이 무엇이고, 꿈을 위해서 진정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취재 : 윤소정(진주여고1)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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