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19금 톡톡] 교복 입고 콘돔 사러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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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90회 작성일 20-12-29 14:07본문
[특집-19금 톡톡] 교복 입고 콘돔 사러 가다
돌출형 콘돔은 안돼?
포털에서 콘돔은 아직도 청소년 금지 단어
이번 19금 톡톡에서는 필통기자들이 직접 콘돔을 구입해 보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성과 관련된 것은 모두 19금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사실 성관계를 19세부터 할 수 있다거나 19세 이하가 임신을 한다고 해서 불법이 되진 않는다. 당연히 피임도구인 콘돔의 구입 또한 19금이 될 수 없다. 과연 청소년들의 콘돔 구입은 현실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직접 구매에 나서는 기자단의 마음은 또 어떨지도 궁금하다.
18% 콘돔 구매해 봤다. 70% 사용법 안다?
언젠가 콘돔을 사용하게 될 남학생들에게 물어 봤다. 콘돔을 사 본 경험이 있는지? 그리고 콘돔의 정확한 사용법을 알고 있는지 물었다. (중앙고, 사대부고 남학생 40명) 콘돔을 직접 구매한 경험이 있는 학생은 40명중 7명, 18%였다. 대부분 편의점에서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물론 실제 성관계 때문에 콘돔을 샀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콘돔의 사용법을 아느냐는 질문에 28명, 70% 학생들이 ‘잘 안다.’고 답해주었는데 아마도 학교 성교육시간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30% 학생들이 여전히 사용법을 모른다는 것도 조금은 의외였다.
필통기자단 콘돔 사러 출동하다
김현도 기자(진주고2)
◑ 구입장소 : 시외버스터미널 앞 GS25
Q. 학생들도 콘돔을 구입할 수 있나요?
A. 네. 특수형 콘돔만 아니면 구입이 가능한 걸로 알아요.
점원 분께 처음부터 학생임을 밝혔음에도 콘돔을 사는 것에 대해 크게 신경 쓰시지 않았다. 오히려 특수형 콘돔만 구입이 불가능하다고 친절하게 안내까지 해 주었다. 다만 점원 분께서 특수형 콘돔의 종류까지는 몰라 인터넷 검색을 하는 다소 웃긴 상황이 발생했다.
편의점 앞에서 계속 서성이다가 겨우 들어갔는데 하필 콘돔이 계산대 옆에 비치되어 있어서 구매하기 민망했다. 참고 고르려는데 점원이 나를 이상하게 볼까 봐 눈치가 보였고 어떤 변명이라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콘돔 구입 후 다시 생각해 보니 불법적인 일을 저지르는 것도 아닌데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 어이가 없었다. 학생의 콘돔 구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해 학생들이 자유롭게 콘돔을 구매할 수 있으면 좋겠다.
배재현 기자(사대부고2)
◑ 구매 장소: 반도병원 옆 '주차장 약국'
Q. 학생이어도 구매가 가능하나요?
A. 학생한테는 못 파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약사님는 내가 고등학생인줄 모르고 평범하게 대했다. 하지만 약사님은 학생인 것을 알고 '학생한테는 판매 못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라며 당황했다. 진열된 것이 안보여 약사에게 '콘돔 어디 있나요?' 라고 물었다. 그랬더니 뒤에 있는 콘돔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약사 가족 중 한 분이 콘돔에 돌기가 없으면 구매가 가능하다고 말해줘서 구매가 가능했다.
콘돔 가격이 가장 저렴한 것이 7,000원이고 나머지는 10,000원이 넘어갔다. 학생들이 구입하기에는 가격이 꽤 비쌌다. 약사님은 콘돔이 미성년자에게 판매하면 안 되는 걸로 알고 계셨다. 오히려 학생들이 미성년자도 콘돔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판매자가 그것을 모른다는 것은 참 아이러니한 현실이었다.
조예은 기자(삼현여고2)
구매장소 : GS25 가좌중앙점
취재하기 위한 것이지만 콘돔을 사러 편의점에 들어서는 것 자체가 너무 떨렸다. 원이 말을 건네고 이상하게 쳐다보면 어떻게 할까? 부끄럽고 민망하고 왜 죄짓는 기분이 드는지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판매직원 분이 전화를 하고 있어서 거의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가격도 말해주시지 않았다. 그냥 당연한 것처럼 과자 계산하듯 자연스럽게 계산 해주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고 대학교 앞이라 그런지 매장에 진열된 콘돔이 많이 팔려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청소년들의 성관계가 불법이 아니듯 분명 콘돔 구매도 불법이 아니다. 오히려 청소년들에게 콘돔이 더 필수적일 것이다. 실질적인 성교육이 필요하다 절실히 느꼈다.
서이헌 기자(진주고2)
구매장소 : 진주 평안점 GS25
Q. 학생이 콘돔 구매 가능한가요?
A. 가능한 것도 있고 불가능한 것도 있어요.
판매코너 근처에서 진열대를 보고 있으니 알바 점원이 계속 쳐다봤고 몇 번 눈이 마주쳤다. 신경이 쓰이는 눈치였다. 질문을 했을 때도 별로 탐탁치 않아하는 표정이 읽혔다.
취재였지만 편의점 앞에서만 10분 넘게 고민을 했었다. 구매할 때 뭔가 내가 잘못을 저지르는 느낌이 들었고 무엇보다 너무 부끄러웠다. 점원 또한 응대하는 말투나 표정이 호의적이진 않았다. 가만 생각해보면 나도 점원도 그럴 이유가 전혀 없는 일이다. 콘돔이 다른 상품을 구매할 때와 달라야 하는지 여러 생각을 하게 했었다.
진서영 기자(삼현여고2)
◑ 구매장소 : 세븐일레븐 이현점 /GS25 진주 이현점
세분일레븐 이현점에 들어서 콘돔 판매를 물으니 직원은 단호하게 학생은 안 된다고 했다. 매장안에서 콘돔을 고르고 있었는데 직원이 갑자기 판매대에까지 나와서 찾고 있는 것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기분이 안 좋았다. 찾는 것이 없다고 말해도 계속 우리를 지켜봤고 나갈 땐 혹시 몰래 주머니에 콘돔을 넣진 않았는지 유심히 지켜보는 듯 했다. 직원은 왜 콘돔은 학생에게 판매하지 못한다고 알고 있을까?
인근 GS25 이현점으로 갔다. 이번엔 따로 묻지 않고 콘돔 진열대에서 골라 계산대까지 가져갔다. 그러자 점원이 물었다.
Q .혹시 몇 살이세요?
A. 저 학생인데 혹시 못사나요?
Q. 네, 저 팔면 경찰서 잡혀가요.
학생도 구입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해봤지만 판매가 안 된다는 답변이었다.
콘돔을 산다는 것이 처음에는 어른들의 시선도 걱정되고 조금 부끄러웠다. 그런데 실제로 학생들에게는 판매가 안돼서 놀랐다. 이해가 안 갔지만 한 편으로는 구입하고자 하면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안서진 기자(진주여고2)
◑구매장소 : 이마트24 이현점 /GS25 이현오거리점
이마트24에서 점원은 아무렇지 않게 계산해 주었다. 점원은 알바 대학생처럼 보였는데 학생이 콘돔 사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하느냐는 질문에도 귀찮아하며 ‘상관없다’ 고만 했다.
GS25 편의점도 아무렇지 않게 초고속으로 계산을 해 주었다. 그런데 학생이라고 밝히자 점원은 대학생인줄 알았다며 미성년자에게는 판매할 수 없다고 계산을 취소했다.
부끄러운 마음에 모자와 안경, 마스크로 중무장을 하고 취재에 나섰다. 그래서인지 아무 의심없이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계산을 해 주었다. 진서영 기자처럼 너무 어려 보이거나 교복을 입고 구매한다면 결과가 좀 달랐을 것 같다. 콘돔은 정상적인 피임도구일 뿐인데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구매를 못하게 하거나 기분 좋지 않은 시선을 받는 것은 변화가 필요할 듯 했다.
정보경 기자(진주중앙고2)
◑구매장소 : 하대동 선학사거리 세븐일레븐
콘돔을 내려 놓자 과자나 음료수를 사는 것처럼 아무 반응이 없었다. 콘돔을 본 적은 있지만 사는 것은 처음이라 많이 떨렸지만 점원의 예상 밖 시니컬한 응대에 마음이 편안해졌다. 학교를 마치고 바로 가다보니 교복 차림이었음에도 알바생의 태도는 아무렇지 않았다. 오히려 나 스스로 선입견이 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라인상에서 콘돔은 청소년 금지 단어!
청소년들이 콘돔과 같은 피임도구를 약국이나 편의점에 가서 당당히 자연스럽게 구매하기란 쉽지 않다. 만일 구입을 원하는 청소년이 있다면 당연히 온라인을 찾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 온라인에서 어떤 상품을 구매하고 결제하는 절차가 청소년들로서는 그렇게 간단한 것만은 아니다. 신용카드가 있는 것도, 공인인증서가 있는 것도, 계좌도 있어야 하고 송금도 그리 간단치가 않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대부분의 포털사이트나 홈쇼핑사이트는 피임도구에 대한 검색뿐 아니라 구입자체를 19금으로 막아 놓고 정보를 차단하고 있다, 실제 ‘콘돔’은 일반품목임에도 불구하고 19금으로 청소년에게는 실제로 판매가 금지되어 있으며 그 외의 다른 피임도구 또한 금지 되어있다. 결국 인터넷 온라인상에서는 청소년들이 콘돔을 구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청소년에게 돌출형 콘돔 판매가 불법인 이유? 지금 한국에서 청소년이 콘돔을 구매하는 건 합법이다. 다만, 청소년이 콘돔을 구매하기 어려울 뿐이다. 그러나 청소년이 일반 콘돔이나 초박형 콘돔이 아닌 ‘돌출형’이나 ‘링형’ 같은 특수 콘돔을 구매하는 건 불법이다. 여성가족부가 그렇게 규정해 놓았기 때문이다. 여성가족부는 왜 일반콘돔은 청소년에게 판매할 수 있게 해놓고, 특수콘돔은 판매하지 못하도록 한 걸까?
2013년 8월 13일 개정된 ‘청소년유해물건(성기구)’ 결정 고시에서 특수 콘돔은 ‘남성용 여성 성기자극 기구류’로 규정돼 있다. “성적 자극 감각에만 탐닉할 수 있어 청소년에게 유해” “여성 성기에 자극을 가해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음” “성의 사행심을 조장할 우려가 있음”이라고 판매 금지 이유를 밝혔다. |
[필통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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