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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밀 기자] 생리대를 기부하면 생기부를 써준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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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14회 작성일 18-10-31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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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대를 기부하면 생기부를 써준다고요?

대가성을 바라는 기부는 이미 기부가 아니다

   

 

생리대.jpg


학교생활을 하면서 학생들은 자주 기부할 기회를 가지게 된다. 장애인 재단에서 만든 물건 사기, 저금통에 동전을 담아 가져오기, 기부 단체에서 주관하는 편지 쓰기 등이 그 일반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조금은 특별한 기부가 눈길을 끈다. 바로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것으로 생리대를 기부하는 것이다. 더욱 특이할 만 한 것은 이렇게 생리대를 기부하면 생활기록부에 그 내용을 써준다는 것이다. 기부도 좋고 생기부에 기재 되는 것도 좋지만 왠지 좀 개운치가 않다.

 

그런데 이 기부가 늘어갈 수록 예상치 못한 학생들의 불만도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생리대 기부가 겉으로 보기에는 상부상조의 기부 형식으로 학생들이 일방적인 기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생기부에 기재됨에 따라 일정정도 기부에 따른 보상을 받는 것이니 모두를 만족 시킬 수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생리대의 가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생리대의 평균 가격은 개당 331원으로 미국과 일본의 181원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이다. 그런데 이런 생리대를 낱개도 아닌 통째로 포장 된 생리대를 기부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결국 돈으로 기부를 하는 것이고 학생들의 경제사정에 따라 기부를 할 수 있는 학생들이 한계적일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 기부가 학생들에게 민감한 생기부에 기재된다고 하니 결국 돈으로 생기부를 쓰는 꼴이 되는 것과 다를 바 없게 되는 것이다. 또한 근본적으로 기부의 의미를 벗어나 '생기부의 내용을 늘리기 위해 기부를 한다.'는 오해를 낳고 애초에 가진 좋은 취지를 잃게 만들고 있는 모양새다.

 

과연 학생들은 이러한 기부를 통해 보람을 느낄 수 있을까? 아마도 기부보다는 생기부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찬 학생들이 대다수일 것이다. 그리고 그마저도 구매할 수 없는 학생들은 생기부를 쓰지 못하는 불공평한 상황에 불편한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다.

 

기부의 본래 의미는 자선 사업이나 공공사업을 돕기 위하여 돈이나 물건, 또는 자신의 재능 따위를 대가 없이 내놓는 것이다. 당연히 학생들이 하는 기부 또한 그 뜻을 알고 보람을 느끼기 위한 그것이 되어야 한다. 생기부의 한 줄을 대가로 기부하는 행위, 학교측은 물론이고 우리 모두는 이것이 옳은 일인지 깊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취재/ 정해밀(진주여고2)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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