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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MeToo, 페미니즘 그리고 그 혐오의 시대를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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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1건 조회 659회 작성일 18-08-29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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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MeToo, 페미니즘 그리고 그 혐오의 시대를 넘어

 

 극단적 혐오, 그 본질에 다가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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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워마드의 극단적인 모습이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고 페미니즘이 남성혐오, 여성혐오로만 부각되는 한국의 현실은 안타깝다. 하지만 우리에겐 적어도 이 사태에서 무엇이 핵심이고 본질인지에 대해 접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워마드의 행태와 전략에 동의할 수 없지만 역설적으로 최근의 논쟁 속에서 우리 사회가 얼마나 심각한 남성 중심적 사회인지에 대해 다시금 깨닫게 해 주고 있다. 마치 인종주의자들이 이주민들이 범죄를 저질렀을 때 이를 범죄의 문제가 아니라 이주민의 문제인 것처럼 받아들이는 것과 유사하게 여성에게는 전혀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여성 차별적이고 여성억압적 모습이 이제야 수면 위로 적나라하게 나타나게 된 것은 어쩌면 메갈리아와 원마드 같은 집단의 긍정적 기능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현재 일부 남성들의 찌질한 대응들에는 가장 핵심적인 토대가 있다. 한국의 남성들은 진보와 보수, 좌우를 막론하고 현실의 삶 속에서는 성산업과 성매매에 대해 관대할 뿐 아니라 심지어 다양한 수준의 성매매 업소 출입을 정당화하는 이들이 많다. 정치나 다른 분야에 있어서는 비판적이고 진보적인 관점을 보이는 이들 중 상당수가 오히려 성매매 산업을 옹호하고 이에 반대하는 운동에 대해 반발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렇게 여성들 중 가장 심각한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에 대해서조차 남성성욕중심적 사고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하는 이들이 소위 '일반' 여성들의 상황이나 권리, 주장들에 대해서 과연 제대로 된 이해가 가능할까 싶기도 하다.

 

따라서 최소한의 양심을 갖고 있는 남여 평등을 지향하는 사람들이라면 현재 인터넷상에서 벌어지는 말 하나하나에 흥분하고 분노하는 등으로 엉뚱한 힘을 낭비하지 말고, 실생활에서의 여성에 대한 차별과 억압, 불평등과 혐오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수많은 여성 문제들의 핵심에는 바로 성매매 산업을 둘러싼 추악한 권력과 자본과 폭력집단, 그리고 압도적 다수 남성들의 침묵을 포함하는 공동의 범죄 행위가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여성에 대한 일상적인 차별과 억압 뿐 아니라, 성을 쉽게 살 수 있는 사회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가 발생하는 것은 별도의 현상이 아니라 모두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현상이다. 폭행이나 살인 뿐 아니라 성산업으로의 유입 등 다양한 총체적 위협 속에 살아가야 하는 여성들의 작은 반란에 남성들도 동참해야 한다. 그리고 분노의 화살은 소수자나 약자가 아닌 여성들을 포함한 사회의 약자들을 착취하는 집단들에게로 향해야 할 것이다.


 


 

 

 

작금의 페미니즘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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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을 신장시키기 위해 얼마나 진지한 노력이 깃들였는지 안다면 그럴 수 없다. 페미니즘, 페미니스트란 용어를,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혹은 분노 표출 수단으로 혹은 단순한 흥미로 인해서 쉽게 입에 올리지 못할 터다. ‘평등을 기반으로 한 이 숭고한 용어가 신기하게도 이를 지키고자 한다는 사람들에게 훼손되고 있는 요즘이다.

 

남성과 마찬가지로 여성 또한 한 인간으로서 완전히 존재하는 것’, 페미니즘이 추구하는 바다. 여기에 한 쪽 성의 승리를 기원하는 의미는 없다. 단지 남성이 우위에 서 있는 것을 당연시 여기며 여성 또한 인간으로서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권리들은 박탈한 세계의 낡은 틀에 대항할 뿐, 이 쉽고 단순한 것이 여태 잘 되지 않아 여전히 투쟁 하고 있을 뿐, 남성과의 대결에서 승리하여 우위를 쟁취하고자 함이 아니다.

 

오늘날, 일명 페미니즘이란 겉보기 좋은 주제로 가장한, 일부 남성과 여성의 과열한 경쟁은, 핵심은 전혀 건드리지 못하면서 괜스레 이상한 구석에서 폭발하여 도리어 성평등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있는 중이다. 특히 일베에 이은 워마드의 등장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식에도 끼워내지 못하는, 결국 똑같은 부류를 양산하는 정도의 대응이라서, 의식 있는 이들까지 등을 돌리게 만드는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할까.

 

게다가 이 파급력 좋은 이슈에 몸을 실으며, 고의든 고의가 아니든 부수적인 이익을 얻는 사람들도 있어 더욱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일례로 한서희가 있다. 워마드(womad, 여성우월주의를 주장하는 남성혐오사이트)의 대표가 결국 음란물 유포 방조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자, 여성혐오사이트인 일베도 동일하게 다루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일각에서 편파수사를 주장했다. 이에 처음엔 대마초로, 이제는 워마드를 지지하는 일인으로 인지도를 쌓고 있는 한서희가 차라리 자신이 대신 감옥에 가겠다고 나선 것이다.

 

물론, 그녀를 대신 잡아갈 리는 없고,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그녀는 유명 포털사이트의 검색어 1위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흥미로운 점은 워마드에서도 한서희를 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는 사실. 환영하는 쪽보다 화제성 때문에 자신들을 언급한다 여기며 섞이고 싶어 하지 않는 쪽이 더 많다. 이 우스꽝스러운 현상은, 현재 우리가 처한 성대결의 양상, 본질은 잃은 채 자극적인 가십거리와 저급한 성적 우월의식으로만 남은, 우리의 페미니즘, 성 평등운동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다.

 

캐나다 드라마 빨간 머리 앤시즌2에 스테이시라는 한 여선생이 등장한다. 아직은 여성도 흑인도 편견에 의해 불편한 시기, 코르셋을 착용하기보다 바지를 입고 진보적인 교육법을 선보이는 스테이시의 모습은 마을 사람들에게 큰 혼란과 동시에 갖가지 소문을 야기한다. 결국 실체 없는 소문으로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며 해임당할 위기에 놓이지만, 그녀는 자신만의 진실함으로, 그러한 자신을 따르는 아이들과 함께, 한 진보적 여성을 바라보는 시대의 편견과 불편함에 당당히 맞서고 넘어선다.

 

우리에게 주어진 페미니즘이란 이런 것이고 페미니스트란 이런 모습을 한 사람들이다. 이들의 무게감이 오늘, 우리로 하여금 온전하진 않아도 평등이라는 것을 누릴 수 있게 만들었다. 그러니 재미로 혹은 어떤 이익을 얻기 위해 쉽게 입에 올릴만한 용어가 아님을 알아야 할 터다. 만약 입에 올리고 싶다면 자신이 그러한 사고를 추종한다고 말하고 싶다면 제대로 된 의식 먼저 갖출 일이다.

 

 

 

 

 

미투가 필요 없는 시대를 향해

지나야 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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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 too 운동이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여기저기서 봇물처럼 '미투가 터져 나오면서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에 대한 기대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로인한 우려와 혼란을 걱정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미투 당사자들이 2차피해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가 하면 왜곡된 정보들이 피해자를 더 고통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또한 반대로 무고한 피해자가 생기거나 미투운동 자체를 악용하는 사례도 있다. 한편에선 미투 운동을 남성대 여성의 갈등으로 몰아 그 본질을 흐리기도 한다.

 

그러나 미투운동은 남성과 여성의 문제가 아니다. 분명 피해자와 가해자의 문제다. 우리 사회가 그동안 여성차별 남성중심의 사회였고 돈과 권력, 사회적 지위를 남성이 독점하다시피 했기에 성문제에 있어 피해자의 대부분이 여성일 수밖에 없을 뿐이다. 남성도 얼마든지 피해자일 수 있다.

 

남성중심의 비정상적인 구조는 여전하다. 이런 가운데 여전히 약자인 피해자 여성이 미투를 외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미투이전 만큼이나 이후 피해자가 받아야 할 고통도 가늠키 어려운 것 또한 현실이다. 우리가 피해자를 철저히 보호해 주고 항상 그 피해자 중심으로 사고하며 문제를 풀어가야 하는 이유중 하나다.

 

무고한 피해자가 생길 수도 있고 개인이나 집단의 이익을 위해 미투운동을 악용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미투운동이 중단되거나 그 본질이 흐트려 질 이유가 될 수는 없다. 미투운동은 역사적인 흐름이다. 큰 물이지면 작은 소용돌이도 있고 예기치 않은 피해도 있기 마련이다. 중요한 건 있어서는 안 될 피해자가 있다는 것이고 미투는 단순한 개인의 범죄에 대항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투는 단순히 성문제로만 바라볼 수 없다

나도 당했다’ 

그 는 결국 우리 모두 일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또 한 시대를 넘고 있다. 남성이라는 이유로, 돈과 지위 그리고 권력을 가졌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을 함부로 해도 되는 시대, 그런 이유로 다른 사람의 인권과 존엄 따윈 무시해도 되는 시대, 우리는 이제사 그런 시대의 마지막에 도달했는지도 모른다.

 

가정에서 남자라는 이유로 행해졌던 기득권과 폭력, 부모라는 이유로 자녀를 소유물처럼 대했다. 학교에선 교사라는 이유, 힘이 쎄다는 이유, 공부를 잘한다는 이유 등등으로 다른 사람의 인격과 존엄이 무시됨을 당연시 했다. 직장에 가면 회사의 사주와 상사들이 그 지위를 가졌다는 이유로, 일함에 있어 갑의 위치를 차지했다는 이유로 그렇지 못한 이를 아랫사람으로 취급하고 그들이 동등한 사람임을 잊는다. 더구나 여성이라면 더 그래도 되는 존재였다.

 

미투는 단순히 성문제로만 바라볼 수 없다. ‘나도 당했다는 결국 우리 모두 일수 있기 때문이다. 나 뿐 아니라 우리 가족, 모든 사람이 가 될 수 있는 사회에 살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With you’를 외치는 것이다. 그래서 함께해야 하는 것이다.

 

남자라는 이유로, 돈과 권력과 지위를 가졌다는 이유로, 아니 그 어떤 경우라도 인간의 존엄이 힘과 돈, 권력으로 훼손당할 수 없음을 우리는 인식하고 스스로 선언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 사회, 그런 시대를 향해 나가야 한다.

 

세상에 그냥 얻어지는 것은 없다. 그런 시대가 그냥 던져질 리도 없다. ‘with you'운동이 필요한 이유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사회 곳곳에서 용기 있게 알려야 한다. 그리고 함께 피해자를 보호해주며 가해자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 우리는 미투가 필요 없는 시대를 향해 지나쳐야 할 힘겨운 시간을 앞에 두고 있다. 그래서 함께 해야 한다.

 

 

 

[필통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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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ㅊㄷ님의 댓글

ㅊㄷ 작성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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