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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학교교칙 이대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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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63회 작성일 18-07-11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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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학교교칙 이대로는 안된다

 

19세기 황당한 학교 교칙들

언제까지 학생들을 미숙아 취급할건가요?


 

학생 스스로 교칙을 만들고 지키는 학교문화 우리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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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할 수 없는 수많은 교칙들


부산의 한 학교는 이성 간의 어깨동무와 팔짱은 15, 포옹은 30, 키스는 50점 등으로 스킨십 수위에 따라 벌점을 부과한다. 심지어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이성 교제 3번 적발 시 퇴학이라는 엄격한 교칙을 두고 있다. 아예 남녀 간의 윤리 거리규정을 만들어 접촉조차 못하게 하는 학교도 더러 있다.

 

황당 교칙은 이성 교제에 관해서만 있는 것이 아니다. 마산 A여고는 지금까지도 귀밑 5cm’를 고수하고 있고 B고등학교는 각진 가방은 허용하지 않으며 일명 똥머리라고 불리는 올림머리도 할 수 없다. 엄격하기로 소문난 C여상은 첫 눈이 와야 운동화를 착용할 수 있고, 그전까진 구두만 허용한다. 추운 겨울날 교문을 들어서면서부터는 외투를 절대 착용할 수 없는 규정을 시행하고 있는 S여고도 있다.

 

인천 A고교의 교칙 징계기준을 보면 불온문서를 은닉·탐독·유포한 학생은 최고 퇴학처분의 징계를 받을 수 있다. B고교는 불건전한 이성교제로 풍기문란을 한 학생에게 최고 출석정지, 동맹 휴학을 선동하거나 동참한 학생에겐 최고 퇴학처분을 할 수 있다. 이 학교들의 징계 기준표를 보면 불온문서와 불건전한 이성교제, 풍기문란 등 군사독재 시대를 떠올릴만한 단어들이 나오는 것이다.

 

C고교는 학교장의 허가없이 학생이 대외행사에 참가할 수 없고, D중은 불온동아리를 신고한 학생에게 상점을 부여해준다. E중은 남녀학생 단 둘의 만남은 항상 개방된 장소를 이용하지 않으면 교칙 위반이 된다. 이들 학교의 교칙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이다.

 

지나치게 복장을 규제하는 교칙이 담긴 학교들도 있었다. 교복 바지 하단의 폭이 20이상이어야 한다는 조항과 빨간·노랑·파랑 등 원색의 운동화와 가방을 착용하면 안된다는 조항이 있는 고교, 토시나 장식이 많은 양말을 금하고 스타킹은 검정색·살색·커피색만 가능하다는 고교도 있었다.

 

휴대폰이나 전자기기에 대해서도 엄격하게 하는 학교들이 있었다. 등교 후 수거하고 하교 시 돌려주는 중학교는 담임교사의 허락이 없으면 사용이 불가하다. 기숙사를 운영하는 고교는 월요일 등교 시 휴대폰을 걷어 금요일 하교 시에 돌려준다는 조항이 담겨 있다. 이 고교는 수요일에만 쉬는 시간에 잠깐 휴대폰 사용이 가능하다. 휴대폰 미제출이나 사용으로 적발 시 1개월이나 학교가 보관했다 돌려준다는 조항도 있었다.

 

 

 

 



흰색 속옷만 입으라니요학칙 바꾼 여중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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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산의 한 여자중학교에서 여름에 등교할 땐 흰색 속옷만 입도록 해 왔던 학칙 때문에 학생들의 반발을 샀다. 부산 동래구 온천동 유락여중 학생들은 지난 614일 임시대의원 대회를 열고 특정 색깔의 속옷을 착용하도록 규정한 학칙을 없애야 한다는 건의사항을 채택해 학교 측에 전달했다.

 

앞서 학교에서 지난 4일 속옷을 포함한 복장 검사를 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학생들은 인권침해라고 맞섰던 것이다. 이어 겉옷 바깥으로 비치지 않도록 흰색 속옷을 입으라는 게 문제라며 학내 계단이나 복도 벽에 속옷이 비치는 게 선정적인가요? 그렇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문제 아닌가요?”, “제 속옷이 불편하신가요?”, “뭘 입든 우리 자유라고 써 붙이는 등 쪽지 시위를 벌이며 실력행사에 들어갔다. 아울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여론을 모은 뒤 청와대 홈페이지에 학생 인권을 침해하는 교칙을 규제해 달라는 국민청원을 넣는 한편 탄원서도 준비해 서명 운동을 펼쳤다.

 

학교 측은 쪽지를 떼어 내는 등 강력 대응 움직임을 보이다 비교육적이라는 내부 지적을 받고 물러섰다. 결국 학교 측은 2004년부터 시행한 학칙을 바꾸기로 했다. 유락여중은 625일부터 속옷 색깔을 학생 자유로 선택하도록 한 개선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BUT, 학교의 변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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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지만 이처럼 떠들썩 뉴스 한 꼭지를 장식한 학교의 이야기는 찻잔 속 태풍마냥 그것으로 끝이다. 학생들의 복장 규정 등 불합리하고 황당한 교칙에 대한 요구가 있고 대부분 교육청은 '신발, 양말, 가방 등의 디자인, 색상, 크기 등을 지나치게 제한하지 않는 방향'으로 학칙을 개정하도록 권고를 하긴 하지만 얼마지 않아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해진다.

 

학교 측은 '절차와 규정' 등을 이유로 학칙 개정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왜 여전히 교칙은 요지부동일까? 가장 큰 이유는 학생들을 교육의 중요한 주체로 인정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성숙한 존재이고 통제 관리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시선과 인식이 변함없기 때문이다. 교육 당국이나 교사, 그리고 학부모들까지 큰 틀에서 한 목소리를 갖고 있는 거다. 거기다 대학 입시위주의 우리나라 교육현실도 한 몫 한다고 봐야 할 것 같다.

 

학생들을 오로지 공부해야 하고 학교는 그런 학생들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것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것에 잘 따라야 학생답다라는 수식어가 붙고 그 학생다움을 강제하기 위해 교사와 학부모는 학생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규칙과 약속을 만든다.

 

그러나 학생들은 미성숙할진 모르나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한다. 중고교 시절 배우고 경험 해야 하는 것이 입시 공부만도 아니다. 과연 교사와 학부모가 바라는 대로 학교생활을 한다고 그들의 행복을 보장할 수 있는가? 그들이 살아가야 할 먼 미래의 삶을 책임 질 수 있는가? 이제 학생들이 지시받고 따르는 존재가 아닌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며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칙은 엄격하고 딱딱한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학교에서는 지키는 사람도, 어긴 사람도 모두 즐거운 합리적인 교칙도 있다. ‘삼진 아웃제를 토대로 같은 행위가 3번 적발되면 네잎 클로버 찾아오기, 영어 문장 외우기, 양말만 신고 다니기, 시 암송, 엽기사진 전교에 돌리기 등의 처벌로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이러한 교칙들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으로는 저런 교칙이라면 100번이라도 준수하겠다.”, “처벌 받아도 기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우리 학교에서도 시행 되면 좋겠다.” 등등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교칙은 학생들이 지키는 것이다. 학생들이 참여하여 교칙을 만든다면 지켜야겠다는 의무감이 생길 것 이다. 또한 교칙마다 지켜야 하는 합리적인 이유를 설명하여 학생들을 납득시켜준다면 지키는 학생들이 더 늘어날 것이다. 무엇보다 학생들을 교육의 주체, 또 한 사람의 인격체로 인정함이 필요하다. 통제와 관리로 공부를 시켜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함께 소통할 수 있고 자기주장을 가진 사람으로 볼 수 있어야 하겠다. 학생들 또한 스스로 룰을 만들고 책임이란 것을 배우는 과정이 꼭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학생과 학교가 합심해야만 행복한 학교생활을 만들 수 있다는 데는 모두가 공감하지 않을까.

 

 

 


[필통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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