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밀 기자] 반티, 무슨 의미인지 알고나 입나? > 필통기사

반티, 무슨 의미인지 알고나 입나?

야쿠자, 환자복, 죄수복, 이런 반티문화 문제 있다

체육대회의 달, 5월이 오면 학생들 사이에서는 반티로 무엇을 맞출지 의견이 분분해진다. 좋아하는 축구팀의 유니폼, 만화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 비싸지만 예쁜 한복까지 가지각색의 ‘반티’들은 청소년들 자신들의 생각을 담아낸다고도 볼 수 있다.

이렇듯 반티는 자연스럽게 학교문화, 청소년들의 문화가 되어 버렸다. 학생들간의 소속감을 높여 주고 학창시절 기억될 즐거운 추억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겉으로는 학급별로 단체복을 통해 소속감을 강화하고 단결을 도모하는 목적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매우 자극적이고 튀는, 우스꽝스런 복장으로 남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것으로 변색되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들린다.

개성 있고 톡톡 튀는 청소년들의 재기 발랄함을 벗어나 튀어야 된다는 무리한 설정으로 상식을 벗어난 의상 컨셉이나 디자인으로 반티의 원래 목적을 변질시키는 것이다. 포털 사이트에 반티를 검색하면, '야쿠자', '정신병원' 등의 이름을 달고 학생들에게 판매하는 반티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야쿠자’는 일본의 조직 폭력단을 의미하는 것으로 주로 검은색의 가운에 일본풍의 용, 꽃 등의 그림을 그려 넣은 디자인으로 ‘야쿠자 반티’로 팔리고 있다. 또한 여러 색상의 환자복과 죄수복까지 아무렇지 않게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반티문화는 ‘자유’와 ‘개성’으로 넘기기엔 조금 불편하다. 두 가지 문제를 제기 할 수 있다. 우선 범죄자, 환자 등은 학생들의 반티 소재로 부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죄수복, 야쿠자 복장 등은 입은 사람의 의도와 상관없이 의상 자체로 범죄자를 희화하거나 범죄 자체에 대한 경각심을 떨어뜨리게 한다는 문제가 있다. 실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모욕이 될 만한 환자복 역시 적절한 복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반티는 체육대회라는 본래의 목적에 맞게 실용적이고 활동에 편한 복장이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실용성면에서 문제가 되는 상식밖의 반티들은 체육대회와는 한 참 거리가 있어 보인다는 지적이다.

이렇게 실용성 측면이나 교육성 측면, 그리고 반티의 본래 목적에 비추어 봐도 조직 폭력단과 환자를 형상화 시키는 의상 등은 청소년들의 건강하고 개성 있는 반티 문화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교사들의 방관과 학생들의 무관심이 계속된다면 반티문화는 더욱더 변질되어 갈 것이다.

이번 여러분들의 반티는 어땠나요? 개성 있고 멋진 의상을 입고 하루뿐인 체육대회를 즐기고 싶어 하는 학생들의 마음도 물론 충분히 존중되어야 한다. 매년 쓰레기를 대량생산하는 청소년이 아닌 실용적이고 의미 있는 반티를 만들고 소통과 배려속에 자기 반만의 멋진 반티문화를 만들어 가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한다.

[취재/ 정해밀(진주여고2)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