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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살인 진드기만큼 답이 없는 일베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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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388회 작성일 13-06-09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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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일베3.jpg

얼마 전 라디오 방송에서 시크릿의 멤버 전효성은 “저희는 개성을 존중하거든요, 민주화시키지 않아요”라는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전효성은 ‘민주화’라는 단어의 뜻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사용한 듯싶었는데, ‘민주화’가 문맥상 ‘일베’에서 사용되는 뜻이 아니냐는 추측으로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왜냐면 일베에서는 ‘민주화’를 “자신과 생각이 다른 소수를 집단으로 억압하고 폭행하는 행위”라는 뜻으로 왜곡하여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효성은 방송 이후 거듭 사과를 했으나 논란은 지금까지도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민주화’라는 단어의 본래 의미를 변질시켜 사용하고 있는 ‘일베’는 어디일까. 일베는 ‘일간베스트’의 줄임말로, ‘일베저장소’라는 커뮤니티 사이트의 게시판 중 하나이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게시판이지만, 최근 실시간 검색어에서 유난히 그 이름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그 이유는 게시판에 올라오는 여러 가지 게시물 중 일부가 논란이 되기 때문이다. ‘김치녀’라는 표현을 통해 한국 여성들을 비하하는 글이나 남성 우월주의적인 성향을 드러내는 글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또, 넘어선 수준의 반 다문화적 성격을 보이며 조선족 여자아이를 강간하겠다는 모의범죄를 공모하는 글을 올리기도 하는데 이는 단순히 생각 없는 사람들의 스트레스 해소공간이라고 보기에는 문제가 심각하다.
 
이러한 내용의 글들은 다른 커뮤니티 사이트의 게시판에도 흔하다고 할지 모르지만, 작년 7월 기준으로 일베가 유머사이트 부문 1위를 차지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는 가볍게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그만큼 일베를 이용하는 사용자가 많다는 뜻인데 이들은 일베의 게시물을 통해 잘못된 성 가치관이나 다문화에 관한 편견을 가지기 쉽다.
 
요즘과 같이 인터넷이 발달한 시대에는 어린아이들도 쉽게 이러한 게시물을 접할 수 있다. 학교에서 남녀평등이나 나와 피부색이 다른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법에 대해 배우고 있을 초등학생들. 여자를 무시하는 것쯤은 아무렇지 않게 알고 같은 반의 베트남 친구에게 욕설, 폭력과 같은 극단적 행동으로 혐오감을 나타내는 아이가 되는 것은 일베를 통해서라면 식은 죽 먹기가 될 것이다.
 
또, 지난해 걸그룹 Miss A의 멤버 수지의 선간판에 성희롱하는 사진을 찍어 올려 고소를 당한 사람이 일베 사용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을 통해 정신 나간 일부 사용자들은 해도 괜찮을 행동과 해선 안 될 행동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난 저 정도 수준까지는 아니야’, ‘난 그냥 재미삼아 읽기만 해’라는 생각을 갖고 있더라도 계속해서 비정상적인 게시물을 접한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동조하게 되는, 세뇌의 힘은 무시할 수 없다.
 
또, 일베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는 이유는 바로 정치적 내용을 다루는 게시판 때문이다. 이 게시판 이용자들의 주특기는 ‘왜곡’이다. ‘민주화’와 같은 단어의 뜻을 왜곡하는데서 시작해 ‘5·18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미까지 왜곡하고 있는 이들은 이를 ‘폭동’으로 칭하고 있다. 극우주의적 성향을 띠는 다수의 이용자들은 왜곡된 역사관을 가지고 계속해서 여러 가지 분위기 조장하고 있다. ‘극우주의’라는 그들의 개인적 성향은 존중해주어야 하지만 그것이 잘못된 쪽으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은 존중해 줄 수가 없다. 하지만 그들은 스스로를 애국자라고 칭하니, 이보다 더 웃긴 일이 있을 수 없다. 만약 그들이 진정한 ‘애국자’라면 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모니터를 쳐다보고 자판을 두들기는 것보다는 역사공부를 좀 더 하라고 충고하고 싶다.
 
‘표현의 자유’를 자신들의 방어수단으로 삼으며 이러한 모든 글들을 인정해달라는 일베 이용자들. 그들이 그렇게 주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통해 쓴 게시물로 인해 일베 사이트에서는 5월 24일부터 모든 광고가 끊겼다. 그들을 제외한 다른 모든 사람들이 보기에도 도가 지나치다는 뜻이다.
 
도가 지나치면 독이 되는 법이다. 그 독으로 인해 끝까지 추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면 컴퓨터를 끄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당장 사이트를 폐쇄하라는 목소리가 높지만, 폐쇄한다고 해서 일베의 비정상적인 이용자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또다시 일베와 같은 커뮤니티 사이트를 만들어 활동할 것이다. 소수의 사람이지만 사회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이용자들의 모습은 사람을 죽일만한 위력을 가진 단 0.5%의 살인 진드기와 같다.
 
살인 진드기에 물리면 죽는 이유가 불분명하듯이 일베의 몇몇 이용자들이 막장행태를 보이는 원인은 알 수가 없다. 현실적으로 법적인 처벌과 같은 실질적인 대안이 나오기 전까지는 폭주하는 ‘일베충’이라는 집단을 청소년인 우리가 막을 수는 없다. 그러니 관심을 끊고 우리 스스로 가까이하지 않는 것만이 정상적으로 살아갈 길이라고 볼 수 있다. 1분 1초가 아까운 시간을 쓰레기통에 통째로 갖다버릴 것이냐, 잘 활용할 것이냐의 문제는 마우스를 쥔 우리의 손에 달려있다.
 
[일상적인 일베 게시물의 예]
1980년 5월22일 전남도청 광장에 임시 안치된 관과 오열하는 유가족 사진에는 ‘광주 홈쇼핑 사진 ×× 잘되네’라는 제목을 붙이고 ‘배달될 홍어들 포장 완료된 것 보소ㄷㄷㄷㄷ'이라는 글을 썼다.
 
개인-일베.jpg

 
개인-일베2.jpg

[취재 : 조수아(삼현여고2)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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