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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2만1000원으로 수행평가 10점을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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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354회 작성일 13-06-09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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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이 끝나고 한숨 돌리려는 지금 삼현여고 2학년 문과 학생들은 과제평가 때문에 손에서 샤프를 놓지 못하고 있다.
 
‘시험도 끝났는데 왜 공부를 하냐?’라고 생각하겠지만 매달마다 수행평가가 있다. 더욱이 그 수행평가가 과제 평가다.
 
삼현여고는 수행평가로써 ‘수학의 바이블’(이하 바이블)이라는 책을 일정 범위까지 풀어오면 제출할 때마다 10점씩 주는 과제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여고 문과의 특성상 수학과 담을 쌓은 학생들이 많아 수학성적은 바닥을 치다 못해 바닥을 뚫을 지경이다. 그러한 이유로 수학 선생님들께서 내린 특단의 조치가 바로 과제평가였다.
 
수학책이라곤 쳐다보지도 않는 학생들이지만 점수에는 민감한 것이 사실이기에 조금은 강제적이지만 아이들이 한 문제라도 더 풀게 하려고 이러한 제도를 만든 것이다.
 
그러나 곧 제도의 허점이 생기고 말았다. 매달 말에 과제를 제출해 검사를 받는데 일주일에 여섯 번, 수학 수업의 진도를 따라잡기에 학생들은 시간도 없고 문제 역시 너무 어렵다. 또, 체육대회와 같은 행사가 겹치게 되면 순식간에 밀리게 된다.
 
선생님들은 미리미리 풀어두라고 하지만 야자시간 내내 풀어도 다 풀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이유로 학생들은 서서히 답지를 보고 풀기 시작한 것이 지금은 공공연하게 답지를 옮겨서 적고 있다.
간혹 “차라리 답지를 베끼는 것이 안 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느냐?”, “점수 줄려고 하는 제도잖아”라고 하는 학생이 있다. 선생님들 역시 “열심히 하는 학생들이 맞는 거야.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결과가 나타날 거야”라고 말씀하신다.
 
그러나 바이블을 푸는 것은 숙제가 아니라 수행평가다. 야자시간 내내 바이블에 매달려 열심히 푸는 학생과 답지를 베낀 학생이 같은 점수를 받는다면 과연 공정한 평가가 될 수 있을까?
 
또, 열심히 바이블을 푼 학생들은 열심히 한 만큼 지필평가와 서술형 수행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서술형 수행평가의 마지막 문제는 전교에서 유일하게 한 명만이 모든 점수를 받았고, 지필평가 서술형의 마지막 문제는 전교생 누구도 맞추지 못했다. 어디서 열심히 한 결과를 볼 수 있을지 궁금하다.
 
특히 학생들이 답지를 베끼면서 삼현 교육의 핵심인 양심 교육에 어긋나고 있다. 학생들 사이에서 “2만 1천 원(바이블 1만 7천 원, 답지 4천 원)에 점수 10점 산 거야”라는 말이 돌 정도로 많은 학생들이 답지를 베끼고 있다. 학생들은 2만 1천 원과 함께 양심을 주고 점수 10점을 산 것이다. 학생들은 답지 베끼는 법을 익히고 있고 그것에 익숙해져 간다. 이렇게 가다가는 양심교육의 전통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삼현의 과제평가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답지를 베끼는 학생들에 대한 선생님들의 태도다. 학생들을 공부시키기 위해서 이런 제도를 만들고 시행을 하고 있다면 학생들이 답지를 베끼는 것을 막고 답지를 베낀 학생들과 문제를 푼 학생들이 점수에 대한 차등이 있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한다.
 
그러나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답지를 베끼든 말든 모든 상황들을 묵인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항의가 있을 때면 “그럼 베껴서라도 내서 점수 받아”라며 오히려 학생들이 답지를 베끼는 것을 당연시한다.
 
많은 학생들과 몇몇 선생님들은 과제평가에 대하여 발생하는 문제들과 공정하지 못함에 대해 항의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과제평가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 강제적이기는 하지만 학생들을 공부시킨다는 취지에서 제도 자체는 좋다. 그러나 여러 문제가 생기고 있고 그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면 제도를 고쳐나가고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취재 : 김아휘(삼현여고2)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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