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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OO여중 인권모임 인간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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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53회 작성일 18-04-27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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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OO여중 인권모임 인간적으로

'학교에서 인권을 말하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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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 한 중학교의 인권모임 인간적으로의 구성원이 학교에서 겪었던 일들을 글로 풀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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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은 건강한 음식을 먹어야한다. 왜냐하면 너네들은 장차 커서 건강한 씨앗을 품을 밭이 될 몸이기 때문이다.” “너네는 너무 난하게(난잡하게) 굴어서 치마를 입혀야 한다.” “너네들이 아이들을 많이 생산해 내야 한다.” “(떠드는 아이를 보고) 너 특수반이네 1(특수반)으로 내려가라.” “(틴트를 바른 학생을 보고) 술집여자냐?” 내가 다녔었던 학교의 교사들의 발언이다. 누군가는 잘 모르는 사람들이 별 생각 없이 하는 말 아니냐, 다른 사건에 비해 심한일이 아니라고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별 거 아닌 발언으로 학내운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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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발언들은 한 두 명의 특이한 선생님이 아니라 여러 선생님들의 발언을 옮겨놓은 것이다. 그렇게 차별과 무시, 굴욕은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 문제제기를 하면 술집여자라는 말이 듣기 싫다면, 네가 틴트를 안 바르면 되는 일 아니야?” “선생님은 책에 나온 대로 가르친 건데 왜 선생님을 탓해” “그래도 선생님인데 조금 너무한 거 아니야?” 같은 말들이 따라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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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발언들의 문제는 바로 이것이다. 문제라고 생각하기 어렵다는 것. 사소한 발언이라며 넘기다보면 그게 쌓이고 쌓여 그것이 문제인지도 모르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약간의 의문의 씨앗이라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학교 안의 몇몇 뜻 맞는 학생들과 인권모임을 만들었다. 그 인권모임의 이름이 <oo여중 인권모임 인간적으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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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으로의 첫번째 활동은 페미니즘 포스트잇 붙이기 운동이었다. 문제 발언의 대다수가 여성혐오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페미니즘 포스트잇을 하나 하나 직접 써서 학교 화장실에 붙이는 활동을 했다. 내용을 정할 때도 고민이 많았다. 페미니즘 책의 내용을 짧게 인용하거나 실제로 들었던 혐오발언들을 적어서 붙이면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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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포스트잇을 만드는 작업이 쉽지 않았다. 하나하나 적어서 테이프로 붙이는 것이 함께할 사람이 많이 필요한 일이란 걸 깨닫고 같이 할 이들을 구하기 시작했다. 친구들을 설득하거나, 다른 학년의 선,후배를 만나 이야기하면서 점차 함께할 사람들을 늘려나갔다. 이때는 단지 캠페인이라는 느낌이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하면 그게 시작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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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한 두 번은 분위기도 괜찮았고, 생각보다 오래 포스트잇이 남아서 잘 되고 있구나 싶었다. 그러던 어느 날, 포스트잇을 떼러 갔다가 칼로 난도질 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거의 모든 포스트잇이 난도질이 되어 있었고, 반에 들어가면 "왜 붙이냐", "누가 붙이냐", "누군지 찾자"는 이야기를 빈번히 들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포스트잇을 붙인다는 것을 알리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숨기지도 않았었는데, 상황이 그렇게 되니 당당히 말할 수가 없게 되어버렸다. 그때 느꼈던 공포에 가까운 감정은 같이 붙이던 사람들 모두가 아직도 공유하고 있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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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는 누가, 어떤 이유로 포스트잇을 붙이는지 당당히 밝히며 붙이라는 내용의 방송을 했다. 우리는 그 말을 믿었고 다 같이 교무실에 찾아가서 붙이는 이유와 기간을 밝히며 난도질하는 사람들에게 자제해달라는 방송을 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무슨 소리냐며, 너네가 하고 있는 짓은 무단설치물이라며 붙이면 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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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난도질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학교에서 어떻게 해줄 수 없는 일이라며 방임했다. 학교의 태도는 난도질 하는 사람들에게 명분이 되었다. 더 빨리 난도질을 당했고, 당당히 자기가 했다며 말하고 다니는 사람들도 생겼다. 그런 날들이 계속되자 더 이상 붙이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호에 계속...)



[글쓴이 머랭(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진주지부, 00여중 인권모임 인간적으로 활동가)]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는 2006년부터 청소년인권을 위해 활동해오고 있는 청소년운동단체입니다아수나로 진주지부는 언제나 함께할 회원분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가입 및 후원문의 : 010-9770-8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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