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종 기자] 애들아, 생기부 왜 너네가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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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407회 작성일 18-03-23 09:27본문
애들아, 생기부 왜 너네가 써?
생활기록부의 의미 변질 심각, 대책이 필요해...
학생들의 인성부터 시작해서 책임감, 성실성 등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있다. 바로 생활기록부이다. 생활기록부란, 학생들의 신체적, 정신적, 정의적, 사회적 발달상황과 이와 관련된 환경 등에 대하여 연속적으로 기록한 일종의 장부이다. 원칙적으로 교사가 모든 부분을 판단하여 작성하게 되어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 대학에서도 고등학교 시절 그 학생의 자질 및 인성을 객관적으로 검증된 생활기록부로 판단한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놀라운 일이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 정작 교사의 평가가 담겨야 하는 생활기록부가 학생들의 손에 적히고 있는 것이다. 2차 고사가 끝나고 학기 말이면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자신의 활동 내용 및 느낀 점을 적어 내라고 한다. 여기까지는 교사 참고용으로 이해 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직접 학생들에게 자신의 생활기록부를 적어내라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몇몇 학생은 직접 불러 생활기록부 내용을 보여주고 그 학생과 같이 상의하여 생활기록부를 만들어 나간다.
학생의 모습을 교사가 아닌 본인이 작성하게 되면서 그 생활기록부는 객관성을 잃게 된다. 정확한 관찰에 입각한 학생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가 아닌 오로지 대학 입시에 유리한 생활기록부를 만들기 위해 학생들은 거짓말을 서슴지 않는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서로 다른 생활기록부를 두고 동명이인의 생기부가 아니냐는 농담까지 할 정도다. 최대한 자신을 가고 싶은 학과에 맞춰서 그 내용을 만들어 내며 글을 쓰는 모습은 생활기록부가 가지는 의미를 완전히 상실하게 만든다.
사진을 보면, "생기부 잘 쓰는 법"이라는 게시글이 올라와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놀랍게도 이 글들은 교사를 대상으로 쓰여 진 게시글이 아니라 모두 학생들에게 하나의 팁,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올려진 글이다. 학생들은 이를 참고해 좀 더 나은 생활기록부를 작성해 교사에게 제출한다. 심지어 생활기록부를 직접 써주는 학원까지 생겨 수도권 학생들은 고액의 금액과 자신의 생기부를 바꾸기도 한다.
결국 이렇게 된다면 공정하고 정확한 생활기록부가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주관적이고 믿을 수 없는 생활기록부를 적극적으로 참고하여 합격자를 가려낸다는 것은 불공정할 뿐아니라 명백한 모순이라고 말할 수 있다. 생활기록부를 학생들이 작성 하는 것 자체가 정상이 아니고 잘못된 것임에 틀림없다. 이런 학교현장의 현실을 반영한 입시제도의 개선이나 생활기록부의 변질을 막는 대책이 절실하다.
[취재/ 임수종(진주고2)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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