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빈 기자] 나는 자고 싶어 자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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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830회 작성일 17-11-02 22:56본문
잠자는 학생이 당연한 교실, 모두의 직무유기다
<서울의 모 고등학교 교실의 수업시간>
학교에 가면 항상 수업시작 종이 울리고, 그에 맞춰 학생들은 선생님이 오시길 기다린다. 처음엔 호기롭게 수업을 열심히 듣지만, 몇몇 학생들은 이내 딴 짓을 하고, 고개를 숙이기 시작한다.
모든 학생들이 잠이 와서 자는 건 아니다. 할게 없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자는 경우도 있다. 그들은 수업을 알아듣지 못하고, 수업을 알아듣지 못하니 지루해지고, 그래서 잠을 청하거나 딴 짓을 하는 것이다.
사실 학교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은 생각보다 굉장히 많다. 그 학생들은 자기도 하고, 딴 짓을 하곤 한다. 때로는 딴 책을 펴서 공부를 하기도 하고, 책을 읽기도 한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그 수업에 대한 공부 외에 대부분의 활동을 제재한다. 이렇듯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은 그 시간 전혀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물론 선생님들은 자신의 수업시간에 학생이 다른 활동을 한다면 기분이 나쁠지도 모른다. 하지만 강제로 수업을 듣게 한다고 알아듣는 것도 아니다. 학생들은 그 수업시간이 아까워 나름대로 자신에게 필요한 활동을 하는데 그것에 대해 제재만 한다면 학생들의 불만만 커질 뿐이다. 학교에서는 무작정 활동을 제재 하는 것이 아니라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다른 활동을 허락해주든, 보충수업 시간에 기초부터 하는 다른 수업을 만들든, 진정 학생들을 위한 다른 대책을 만들 필요가 있다.
날마다, 시간마다 전국의 수많은 학교들의 교실에서 지금 이 시간에 벌어지고 있는 이런 안타까운 현실을 장관이, 교육감이, 교육학자가, 신문 기자가 모르고 있다면 그건 넌센스다. 알고 있으면서도 ‘공부 잘하는 놈만 끌고 가지 뭐. 어차피 공부 안하는 놈들은 안해!’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직무유기가 아닐 수 없고 학부모님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고, 어른 세대들이 미래 세대에게 취할 바가 아니다!
잠자는 교실이 학생들만의 책임이라 할 수 없다. 공부 못하는 학생, 수업을 따라오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학교는 얼마나 관심이 있는가? 학교 교사들은 학생들이 잠들지 않고 참여할 수 있는 수업 방법을 얼마나 고민하고 있는가? 학교는 학생들을 학교 담장 안에 가두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공부 잘하는 학생들을 위해 공부 못하는 학생들을 들러리 세우는 수업을 하고 성적을 관리하는 것이 교사가 해야 하는 일이 아니다. 학생들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10대의 그 아까운 시간을 엎드려 잠자기 위해 학교를 향하게 해선 안된다.
[취재/ 이영빈(명신고2)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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