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채영 기자] 비워둘수록 아름답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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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56회 작성일 17-09-26 23:13본문
비워둘수록 아름답나요?
교통약자석, 개인의 자유와 사회적 도덕성 사이에서 갈등하다
<교통 약자석에 앉지 못한 할머니의 손,(위) 교통약자석 문구(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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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워둘수록 아름답습니다.”라는 멘트로 유명한 공익광고가 있다. 교통 약자를 위한 사회적 의식을 높이기 위하여 만들어진 광고다. 그런데 이 광고는 약간의 논란거리를 품고 있다. 누구나 버스에 올라 자리를 찾기까지 빈 좌석에 대한 스캔과 결정의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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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엔 일반석(파란색), 교통 약자석(노란색), 임산부석(분홍색) 총 3종류의 의자가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반석에 앉는다. 그런데 일반석이 가득차서 자리가 없을 땐 한번쯤 교통 약자석에 앉아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교통 약자석은 신체적 장애를 입거나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는 노약자, 어린이, 아기의 보호자를 우선적으로 배려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일반적으로 버스마다 2~4개 정도로 배치되어 있으며 ‘교통 약자석’이라는 친절한 문구와 노란색이 이를 잘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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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이 ‘교통 약자석’에 앉게 되면 누구나 주변의 눈치를 많이 보게 된다. 이런 경험이 있는 A씨는 “교통 약자석에 앉으면 승객이 없음에도 왠지 마음이 불편한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앉지 않으려고 노력하게 되죠. 그래서 그런지 자리가 비어 있어도 사람들이 앉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라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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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약자석’ 뿐 아니라 버스를 타면 일반석에서도 비슷한 마음고생이 뒤따른다. 버스에서 만난 한 학생은 “어느 순간부터 할머니들께 자리를 양보하는 일이 당연시 돼버렸어요.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행동해야하는 것 같아 오묘한 기분을 느낄 때가 많아요. 먼저 탔으니 자리에 앉아있는 건데 일어나지 않으면 저만 나쁜 사람이 되는 기분이고, 가끔 일어나지 않는다며 눈치 주는 분들도 계시죠. 그래서 버스 탈 때면 항상 사람이 적은지 많은지 확인하면서 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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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약자석’ 분명 좋은 취지로 만들어진 기분 좋은 의자다. 그러나 의자에 앉든 서든, 무슨 색깔 의자에 앉든 사람들을 당장 비치는 모습으로 양심을 저울질 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배려는 일방통행일 수 없다.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할 때 그것이 따뜻하고 아름다울 수 있다. 버스에 먼저 앉아 있는 사람에게도 그들의 권리를 배려할 줄 알고 자신보다 이동에 불편이 있는 약자가 있다면 그들의 입장까지 생각해볼 수 있었으면 한다. 또한 양보 받는 사람도 당연하다 생각이 아니라 고마움을 먼저 느끼는 것이 상식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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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배려하는 시민 의식이 우리사회에 충분하다면 꼭 비워두지 않더라도 그 아름다움이 어디로 사라지지는 않을 듯하다.
[취재/ 류채영(진양고2)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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