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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빛의제국] 제3화 내 안의 “꼰대”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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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198회 작성일 13-05-0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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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꼰대찾기,  피할 수 없다면 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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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라는 낱말이 있다. 사전을 찾아보면, ‘늙은이를 가리키는 은어라고 한다. 하지만 은어인 만큼, 비단 세포의 늙음만을 가리키지는 않는다. 흔히 늙은이스러운, 늙은이 같은 성향을 가진 사람을 통칭하는 말 정도로 이해된다.
 

나이를 먹을수록 가장 듣기 두려운 말 중 하나가 바로 이 꼰대라는 말이다. 나보다 어린 어떤 친구로부터 꼰대라는 말을 직접 전해 듣기는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혹시 속으로 나를 꼰대라고 여기고 있지는 않을까, 항상 노심초사하는 편이다. 나이듦이 가져다주는, 일종의 피해의식이다. 함께 라디오를 진행하는 19DJ ‘당신이나 홈스쿨러 복숭아가 살짝 흘겨보는 눈빛 하나에서 으이그 저 꼰대라는 마음의 소리를 들을 정도로 소심한 나로서는, 매일매일이 반성의 연속이다.
 

하지만 반성문 100장 쓰기 같은 가혹한 형벌을 받아본 사람은 알겠지만, 50장쯤 쓰다보면 슬슬 짜증이 나는 법. 대체, 내가 뭘 잘못했지? 하는 심정으로 묻게 되는 것이다. 대체, ‘꼰대라는 게 뭐지?
 

딱 한 번 본 얼굴 기억 못하고 인사 안했다고 갈구던 선배나, 몇 십 년 만의 무더위에도 아랑곳 않고 운동장 조회로 일관하며 단체 경례를 받던 교장, 애들이 밤늦게 공부 말고 뭔 할 일이 있다고 싸돌아 다니냐며 거리에서 시비 걸던 아저씨보다도 내가 가장 꼰대스럽다고 생각했던 건, 소위 알아서 기는친구들이었다. 부당하게 갈구는 선배 앞에서, 천막 그늘에서 지혼자 시원한 교장 앞에서, 나보다 더 할 일 없어 보이는 아저씨 앞에서 말 한마디 못하고 고개 푹 숙이고 있는 친구들. ‘원래 그렇다한마디면 모든 걸 이해하는 척 얌전해지는 우리들 말이다. 그러고보니 불행히도, 내가 가장 심각한 꼰대였구나.
 

부당한 것을 부당하다고, 싫은 것을 싫다고, 억울한 것을 억울하다고 말할 수 있음에도 말하지 않는 것. 그런 참을성의 달인들이 바로 당신들이 그토록 증오하는 꼰대의 기본 정신이다. 그렇게 피할 수 없다는 핑계로 즐기는 척 했던 어른들이, 이제와 뭐가 옳은 건지도 모르고 나처럼 살라며 죄없는 당신들을 꼰대의 길로 내몰게 되는 것이다. 그런 그들 덕분에, 세상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란 무척 힘든 일이 되어 버렸다.
 

누군가를 꼰대라고 부르려거든, 우선 나부터 꼰대 기질을 버려야 한다. 피할 수 없고 즐길 수도 없다면, 싸워야 한다. 꼰대가 되고 싶지 않은 나나 당신들에게, 참을성은 더 이상 미덕이 아니다.
 
[필통명예기자단/ 김휘근기자]   beapoet@naver.com
김휘근기자는 필통 학생기자단 출신으로 지금 <지리산생명연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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