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진 기자] 여름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더니? > 필통기사

여름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더니?

교실 밖은 폭염주의보, 교실 안은 냉방병 주의보?

‘여름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 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 말은 모두 현대의 뛰어난 냉방 기술로 인해 옛말이 되어 버린 지 오래다. 폭염이라는 단어가 뉴스를 장식한다. 날이 덥고 습해짐에 따라 불쾌지수도 따라 상승한다. 이런 날씨에는 야외활동은커녕 실내 활동조차 힘이 든다. 학생들의 학습능률은 떨어지고, 습한 공기에 민감해져 사소한 일에도 다투기 쉽다. 이러한 갈등을 한 방에 해결해 주는 것이 바로 에어컨! 더운 여름에 에어컨 바람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시원함을 선사한다.

그런데 교실밖은 폭염주의보로 뜨거운데 학생들은 교실 안에서 에어컨을 끄니 마니 팽팽한 의견 대립을 펼치는 모습이 이제 흔한 일이 되어버렸다. 에어컨과 고립된 자리에 위치한 학생들은 덥다고 하고, 에어컨 밑자리는 담요를 둘러싸고는 춥다며 에어컨을 끄자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하지만 결국 모든 학생들을 배려해야하고 덜컥 개도 안 걸린다던 여름 감기에 걸려버리고 만다. 이 감기의 유형은 대부분 냉방병이다. 냉방병은실내와 실외의 온도 차가 심하여 인체가 잘 적응하지 못해 발생하는 것으로, 가벼운 감기,몸살, 권태감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우리가 냉방병의 원인으로 가장 흔히 꼽는 것이 실내외의 과도한 기온차이다.여름의 무더운 외부 기온에 비해서 실내 온도를 에어컨으로 너무 낮게 설정한 것이 문제가 된다. 두번째는 에어컨의 냉각수나 공기가 세균들로 오염되어서, 이 세균들이 냉방기를 통해서 사람들을 감염시키는 것을 말한다.이 감염균을‘레지오넬라’라고 하며,일종의 전염성 질환이라고 한다. 세번째는밀폐 건물 증후군이며, 이는시원한 실내 온도를 유지하게 위해서 환기를 제대로 하지 않을 때 주로 발생한다.현대의 건물은 실내에서는 창문을 열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환기와 냉난방을 중앙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빌딩에서 흔히 잘 발생한다. 그럼 이 냉방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실내외 온도 차이는5~6℃ 이내로 하고,사람이 적은 방향으로 에어컨 송풍 방향을 맞춘다.에어컨의 찬 공기가 직접 몸에 닿지 않도록 하고,긴 소매의 체육복을 준비한다. 또에어컨은1시간 가동 후30분 정도 정지하거나,적어도2∼4시간마다 5분 이상, 창문을 열어 실내외 공기를 환기시키는 것이 좋다.학교 에어컨 특성상 쉽지는 않겠지만, 에어컨은 항상 청결하게 유지하며,필터는 최소한2주에 한 번씩은 청소해야 한다.또한 충분히 잠을 자서 과로와 수면 부족으로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한다.물론 가장 중요한 건 지나친 냉방을 피하고,적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여름에 때 아닌 겨울을 지내고 있는 친구들과 에어컨과 고립된 친구들이 서로 타협점을 찾아교실내 에어컨 사용을 합리적으로 하고, 냉방병을 예방하는 방법들을 잘 이용한다면 더운 여름 때 아닌 감기로 고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단체생활에서 모두가 만족할 만큼 좋은 방안을 찾는 것은 언제나 어렵다. 다수의 의견과 편의가 중요하지만 소수의 불편함을 존중하는 태도도 필요하다. 특히 이런 냉방처럼 생활에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하는 문제들은 서로 조금씩 양보하는 태도 없인 서로 편하게 생활하기 위한 수단이 오히려 갈등을 불러오게 된다. 학교와 학생들이 함께 좋은 방법을 찾았으면 한다.

[취재/ 오유진(진주여고2)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