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현 기자] 힙합이니까 괜찮아? > 필통기사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필통기사


[김승현 기자] 힙합이니까 괜찮아?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45회 작성일 17-05-25 14:32

본문


힙합이니까 괜찮아?

블랙넛,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가사도 OK

 



개인-승현2.jpg
<키디비는 자신의 이름을 언급한 가사를 쓴 블랙넛을 성희롱으로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개인-힙.jpg



 

요즘 많은 장르의 노래가 있지만 힙합이 어느새 청소년들 사이엔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쇼미더머니''고등래퍼'등 다양한 TV 프로그램이 청소년 힙합문화를 이끌고 있다. 그런데 요즘 그 노래들의 가사에 집중해 본적이 있는가?

 

힙합을 사회 비판을 하는 장르 또는 사회비판이 뿌리인 장르라고 보는 것은 엄연한 '착각'이다. 말 그대로 래퍼들은 하고 싶은 말을 랩으로 할 뿐이다. 주제는 자기자랑일 수도 있고 디스가 될 수도 있고 감성일수도, 스토리텔링일수도 있다. 그냥 래퍼 본인이 사회비판이 하고 싶다면 사회비판하는 가사를 쓰는 것일 뿐. 다른 장르들과 하등의 차이점이 없다.

 

힙합 가사는 자유분방하고 자극적이다. 그런데 요즘의 힙합가사들을 보면 고개가 흔들어지곤 한다. 과연 디스만이 힙합 문화의 전부인 것일까? 누군가를 공격하고 흔히 말하는 '저격'을 해야만 하는 것일까? 또한 그 가사들에는 동의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넘쳐 난다. 과연 귀만 막으면 될까?

 

최근 유명한 힙합레이블 '저스트뮤직(JustMusic'에서 새로 발표한 '앨범 '우리효과'에 수록된 'Too Real'의 가사에 여자 래퍼 '키디비'를 성적으로 희롱하는 가사가 논란이 되었다. 이에 '키디비'는 법적 대응에 나설거라며 '법정에서 보자'는 말을 자신의 SNS에 남겼다.

 

힙합을 좋아하는 동시에 여성혐오를 하지 않을 수 있을까? "줘도 안 먹어"(블랙넛)라거나 "산부인과처럼 다 벌려"(송민호) 같은 노골적인 힙합 가사를 보면 이는 요원한 일처럼 보인다. 내밀한 자신의 이야기를 가사로 담는 힙합의 특성과 '디스'가 결합해 '무조건 솔직한 이야기를 하면 장땡'이라는 풍조가 득세하게 되면서 더더욱 이런 문화를 부채질 한다. 부적절한 가사에 대해 문제를 지적하면 "그럴 거면 듣지 말아라." 라거나 "선비질 한다."는 반박이 나온다.

 

어쩌면 방송이 그 중심에 있다. 엠넷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힙합의 특징을 이용한다. 랩은 자신이 직접 가사를 써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말을 하는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반영이 될 수밖에 없다. 사실 그러다 보니 '이 지경'이 됐는지도 모른다. 이걸 제일 좋아하는 것이 '엠넷'이다. 엠넷은 사연을 좋아한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사연이 더해지면 재밌어지니까 말이다.

 

물론 래퍼라면 프로그램과 무관하게 각자 자신만의 아이덴티티(정체성)가 있고 자신의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라는 순기능이 묻어나면 좋겠지만 그렇지만도 않다. 효도나 가난 같은 구구절절한 사연, 어머니 아버지 안 나오는 힙합 프로그램이 없다. 항상 효도해야 하고. 왜 래퍼는 효도를 해야 할까? '부모님께 돈을 많이 벌어 좋은 걸 해드렸다'라는 미국의 랩을 본 적이 없다. 밑바닥부터 올라오는 성공 서사를 증명하기 좋은 것이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성공을 이야기하고 강함을 증명하기 위해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은 약자를 때리는 것이다.

 

또한 엠넷은 '래퍼 상품화'에 앞장섰다는 점에서도 비판받을 요소가 있다. 사실 프로그램 속에서 이름을 알리거나 우승한 래퍼가 상품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길게 활동하는 경우는 안타깝지만 많지 않다. 그럼에도 래퍼들은 이들 프로그램에 나갈 수밖에 없다. 그런 엠넷이 조성하는 문화 생태계 자체에 많은 래퍼들은 무력감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풍조가 비단 <쇼미더머니><고등래퍼>만의 문제는 아니다. 엠넷은 잘 빠져나간다. 래퍼가 부적절한 표현을 하면 이는 래퍼의 표현이 된다. 방송에서 부적절한 표현을 거르지 않고 내비치고 분위기를 몰아간 엠넷에도 잘못이 있지만 보통 사과를 하는 사람은 래퍼지 엠넷이 아니다.

 

하지만 <쇼미더머니><고등래퍼>, <언프리티랩스타>가 아니더라도 이런 문제는 나왔을 것이다. 래퍼는 스스로 가사를 쓰고 그렇기 때문에 그 사람의 상태나 생각하는 방식이 가사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불편하게 듣지 않는 힙합도 찾아보면 얼마든지 있다. 예로 '슬릭''제리케이'등을 들 수 있다. 고민을 많이 한 작품이 훨씬 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과연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계속 힙합을 좋아할 수 있을까? 그리고 또 우리는 '진짜 내 이야기'를 하는 힙합을 즐길 수 있을까?

 

아무리 음악이라고, 문화라고 하지만 우리 사회에센 지켜야 할 서로간의 선이라는 것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음악은 사상과 감정을 나타내는 예술이다. 그러나 그 무엇도 인간이 가진 존엄과 가치에 반해선 안 된다. 그것을 무시한 음악은 이미 그 음악을 벗어나 있는지 모른다.


 

개인-승현.png





[취재/ 김승현(진주고2)기자]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922건 10 페이지
게시물 검색


그누보드5
비영리사단법인 청소년문화공동체 필통 ⓒ All Rights Reserved.
업체명 : 비영리사단법인 청소년문화공동체 필통 | 대표자명 : 이혁 | 사업자등록번호 : 613-82-15722
경남 진주시 남강로 720 (옥봉동, 2층) | Tel : 070-8628-1318 | E-mail : feeltong1318@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