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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위안부' 할머니께 드리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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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62회 작성일 17-03-19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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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위안부' 할머니께 드리는 편지

 

진주 위안부 '평화기림상' 시민들 성금으로 세웠다

 



기림상.jpg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진주지역 기림상 건립 추진위원회는 31일 진주시교육지원청 에서 평화기림상 제막식을 가졌다. 평화기림상은 단발머리에 살짝 돌린 얼굴(일본군'위안부'피해자들이 강제로 끌려가 원치 않는 삶을 산 것을 뜻함), 꼭 쥔 주먹(일본의 사죄를 반드시 받아 내겠다는 굳은 의지.), 왼손의 새(평화를 바라는 염원)를 가진 형태로 만들어 졌다.


평화기림상은 지자체의 지원 없이 진주시민 약 4200여명이 참여해 7800만여원의 건립기금을 마련해 세워 졌다서도성 상임대표는 "평화기림상으로 한 이유는 할머니들의 아픔을 위로하는길은 평화가 깃들기를 바라는 의미를 담았다""위안부 할머니들이 전부 돌아가신다고 위안부 문제가 결코 끝나는 것이 아니며 현재진행형"이라고 강조했다.







제막식 행사중 청소년 편지글 낭독


"할머니 건강하세요. 

일본이 진정 사과할때까지 저희도 함께 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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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을 괴롭히던 추운 겨울이 가고, 싱그러운 냄새와 따스한 햇살이 가득한 봄이 왔네요. 

날씨는 점점 따뜻해져 가는데 할머니들의 시간은 아직 그 자리, 시리고 아픈 겨울에 멈춰있을 것 같아 마음이 무겁네요. 할머니들이 겪었을 아픔을 말로 다 설명할 수도, 온전히 이해할 수도 없겠지만 옆에서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 드리고 싶은 마음에 편지를 적어봅니다. 


뛰어난 글 솜씨를 갖추지는 않았지만 제 감정들이 잘 전달되기를 바라며 시작해 봐요. ‘위안부’로 끌려갔던 소녀들이 고작 제 나이 또래에 평범한 10대가 대부분이었다는 걸 알고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큰 꿈을 꾸고 아름다운 미래를 기대하며 하루하루가 봄이었던 소녀들의 삶에 시꺼먼 재가 뿌려졌다고 생각하니 속상함을 넘어 화가 났습니다. 


직접 겪으신 할머니들은 어땠을까요, 그 아픔을 말로 다 할 수 없겠죠? 늘 그리워하던 고향에 힘들게 돌아왔는데도 축하를 받기보다는 따가운 시선들에 힘드셨겠죠.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주위사람들이 무섭기만 했을 것 같아요. 상처 난 마음이 조국에서 낫지 않고 덧나는 일이 생겨버리고 말았네요. 모두에게 위로받고 사랑받아야했던 소녀들에게 다시 큰 상처를 남겨버린 꼴이라니, 죄송한 마음밖에 들지 않습니다. 


그때의 일을 떠올리고 설명하는 것이, 그 전에 그런 사실을 밝히는 일 자체가 겁나고 힘드셨을 텐데 용기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일이 다시 반복되면 안 된다고, 아팠던 역사를 잊어버릴까봐 걱정돼서 본인의 아픔을 감수하고 고백하신 할머니들이 대단해보입니다. 


우리는 일본에 사과를 받아야 하는 이유를 자주 망각하는 것 같습니다. 사과를 받아야 할 이유는 단 하나에요. 할머니들의 존엄성. 돈으로 해결될 문제도 아니고 타인이 사과 받아야할 일도 아닙니다. 상처받은 할머니들이 사과 받고, 진정으로 용서해야 끝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할머니들의 동의 없는 합의라니 말이나 되는 소리입니까. 당사자들에게 묻지도 않고 일을 결정한 정부는 비난받아야 마땅합니다. 정부의 무대책속에 평생의 응어리를 풀지 못하고 무지개다리를 건너신 할머니들을 생각하면 고개를 들 수 없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살아계신 할머니들께 부탁드리고 싶은 게 하나 있습니다. 건강하세요, 그래주세요. 일본은 계속 시간을 끌고 있는 것 같아요. 점점 무뎌지도록, 기억 속에서 잊혀 지도록 말이죠. 건강하셔서, 더 오래 사셔서 꼭 사과 받으셨으면 좋겠어요. 사과를 기다려야하는 약자의 위치지만 그 뒤에 서서 함께 꼭 자리를 지킬께요. 사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께요. 그 아픔까지 함께 나눌께요. 저는 할머니들이 너무 자랑스럽고 존경스럽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2017년 3월 1일, 기쁜 날 기쁜 행사에서 진양고등학교 재학생 류채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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