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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희 기자] 경해-선명여고, 우리도 수학여행 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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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703회 작성일 15-09-2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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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해-선명여고, 우리도 수학여행 가고 싶어요

수학여행 취소, 소풍까지 생뚱맞은 대학탐방?

 

 

개인-수학여행.jpg

개인-수학여행2.jpg
<경해여고 홈페이지- 옛 수학여행 사진>

 


어김 없이 9, 혹은 10월이 되면 학생들이 모두 기대하는 반기는 일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수학여행이다. 학창 시절의 꽃이라고도 불리는 수학여행. 학생들은 수학여행을 통해 친구들과 추억을 남기고, 학교라는 곳에서 벗어나 자유와 행복을 만끽한다. 그만큼 수학여행은 어른이 되어서도 잊지 못할 학창시절의 행복한 기억으로 영원히 새겨진다. 이렇듯 모든 고2 학생들이 행복하기만 한 9, 10. 하지만 유독 학생들의 웃음이 사라진 학교가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경해여고다.

 

충격적인 세월호 사건의 여파로 작년에는 수학여행이 취소되었다. 하지만 올해는 진주 시내 대부분의 학교들이 다시 수학여행을 가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그렇지만 유일하게 수학여행을 가지 않는 학교가 있으니, 바로 선명여고와 경해여고이다. 경해여고 같은 경우에는 수학여행 대신 소풍을 가기는 하지만, 이에 대한 학생들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 속사정은 이러하다.

 

지난 1학기 때, 선생님들께서 2학기 때는 수학여행을 가지 않는 대신 12일로 소풍을 간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사라진 수학여행에 서운함을 감추지 못하던 학생들은 소풍으로나마 위안을 삼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2학기가 되고 수학여행 시즌이 다가오니, 소풍이 12일이라는 말은 온데간데 없어 졌다. 갑자기 소풍은 당일 치기가 되어 있었고, 반 별로 다녀오도록 정해져 있었다. 심지어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학교에 도착하는 시간은 반드시 6시 이전이어야 한다는 규정까지 더해졌다. 결국 진주를 벗어나 조금 멀리 떠나고 싶어도 시간 때문에 불가능하게 되어 버렸다. 이것이 어떻게 수학여행을 대신하는 소풍이라 할 수 있겠는가?

 

더욱 학생들을 기막히게 만든 것은 그 짧은 하루 조차도 정해진 스케쥴이 있었다. 바로 교통비 지원을 받으려면 의무적으로 대학 탐방코스가 끼여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소풍'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학생들의 자유 시간은 줄어드는 셈이다. 이동 시간과 대학 탐방 시간을 빼면 실질적으로 학생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시간은 기껏해야 3~4시간 정도이다. 너무나도 비현실적인 시간에 결국 진주지역 내에서 소풍 장소를 정한다는 반도 생겼다.


수학여행을 반납한 것도 억울한데 소풍마저 학생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결정에 불만을 느낀 많은 학생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이에 학생부 간부들이 교장선생님을 직접 찾아 학생들의 의견을 전달하게 되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더욱 황당했다. 바로 수학여행을 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수학여행이 일제의 잔재이기 때문이며, 또한 재단 이사장님이 가지 말라고 지시했기 때문에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수학여행이 그 시작이 어떠했는지는 모르나 지금은 우리 학생들에게 숨막히는 입시와 답답한 학교를 벗어나 친구들과 함께하는 의미 있는 여행임에 틀림없다. 지난 세월호 참사 같은 일이 다시는 반복되어서도 안 되고 학생들의 안전이 최우선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학교가 수학여행을 취소하고 또한 12일의 소풍마저 약속을 어긴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학생들의 의견을 묻는 과정, 함께 더 좋은 대안을 만드는 과정이 삭제된 채 누군가의 지시로 학생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수학여행이, 그리고 12일 소풍이 취소되었다는 사실은 안타까운 일이다.

 

어떻게 학생들에게 이토록 무심할 수 있는 것일까? 학교는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다. 학생들은 수업시간에만 공부를 하는 것도 아니다. 친구들과의 여행, 소풍이란 이름의 함께하는 추억쌓기 역시 참 소중한 공부다. 수학여행 취소도 좋고 약속한 소풍도 취소해도 좋다. 하지만 적어도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고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학교가 더욱 필요한 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박주희(경해여고2)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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